로저 페더러가 2일(현지시각) 두바이 챔피언십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개인통산 100회 우승 급자탑을 쌓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바이/AFP 연합뉴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개인통산 100회 우승.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로저 페더러(38·스위스)가 또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2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하드코트에서 열린 2019 남자프로테니스 정규투어 500 시리즈인 두바이 듀티프리 테니스 챔피언십(총상금 273만6845달러) 단식 결승에서다.
세계랭킹 7위인 페더러는 이날 올해 8월로 만 21살을 맞는 그리스의 ‘신성’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세계 11위)를 1시간10분 만에 2-0(6:4/6:4)으로 누르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100만달러.
이로써 페더러는 1970~80년대를 빛낸 지미 코너스(미국)에 이어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역사상 두번째로 단식 100회 우승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됐다. 지미 코너스는 만 31살의 나이에 1983년 유에스오픈에서 단식 개인통산 100번째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그는 통산 109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중이다.
페더러가 치치파스를 누른 뒤 환호하고 있다. 두바이/EPA 연합뉴스
1981년 8월8일 스위스 바젤 태생인 페더러는 1998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21년 만에 그것도 만 38살을 5개월도 남겨 놓지 않는 나이에 대업을 달성했다. 2001년 이탈리아 밀란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규 투어 단식 첫 우승을 달성한 이후로는 18년 만이다. 통산 50회 우승은 지난 2007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이룬 바 있다.
페더러는 특히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에서는 통산 20회, 마스터스 1000 시리즈에서는 2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시즌 왕중왕전인 남자프로테니스 파이널스에서도 6회나 정상에 올랐다. 고향인 바젤에서 가장 많은 9회 우승을 차지했고, 윔블던에서 8번, 호주오픈에서 7번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페더러는 이번 두바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속전속결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1세트 치치파스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승기를 잡아 6-4로 따냈고, 2세트도 게임스코어 4-4 상황에서 치치파스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결국 6-4로 이겼다. 전성기 때처럼 폭발적인 서브 & 발리로 치치파스를 무력화시켰으며, 스트로크 대결에서도 17살이나 어린 상대한테 밀리지 않았다.
페더러는 이날 위너(Winner)에서는 24-18로 앞섰고, 언포스트 에러(Unforced Error)에서는 15개로 20개의 치차파스보다 적었다. 이날 경기 중계 해설을 맡은 박용국 해설위원(KBS N 스포츠)은 “페더러와 치치파스는 둘다 스트로크가 빠르고, 라이싱 샷(Rising Shot) 구사능력이 최고임을 보여줬다. 특히 페더러는 전성기 때의 모습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보여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말 넥스트 제너레이션스 남자프로테니스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치치파스는 이날 선전했으나 2주 연속 결승에 오른 데다 4강전까지 힘겨운 승부를 벌인 때문인지 중요 고비 때 실수를 범하며 무너졌다.
치치파스는 앞서 지난 1월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는 페더러를 3-1(6:7<11:13>/7:6<7:3>/7:5/7:6<7:5>)로 물리치고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4강전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한테 0-3으로 졌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로저 페더러 ATP 투어 단식 우승기록>
그랜드슬램대회 20회
ATP 파이널스 6회
ATP 마스터스 1000 27회
ATP 500 22회
ATP 250 25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