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벨린다 벤치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홈페이지
마르티나 힝기스 이후 스위스가 낳은 여자테니스 스타 벨린다 벤치치(22). 세계랭킹 45위인 그가 세계 4위 페트라 크비토바(29·체코)를 잡고 2019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두바이 듀티프리 테니스 챔피언십(총상금 282만8000달러)에서 우승했다.
랭킹이 낮아 이번 대회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벤치치는 2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에서 2번 시드로 왼손잡이인 크비토바를 맞아 1시간45분 동안의 접전 끝에 2-1(6:3/1:6/6:2)로 승리하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투어 통산 3승째. 앞서 그는 10대 후반의 나이에 2015년 두차례 단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크비토바는 지난 1월 호주오픈 여자단식에서 준우승하고 정규투어 통산 26승을 올린 강호였기에 벤치치의 기쁨은 더했다. 지난 1월 호주오픈 3회전(32강전)에서 크비토바에 0-2(1:6/4:6)로 진 것도 말끔히 설욕했다. 우승 상금은 52만615달러(5억8천만원).
벤치치는 앞선 4강전에서는 이번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세계 6위 엘리나 스비톨리나(25·우크라이나)를 2-1(6:2/3:6/7:6<7:3>)로 제압한 바 있다.
이날 결승전 텔레비전 중계를 해설한 박용국 엔에이치(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SPOTV 해설위원)은 “벤치치는 베이스라인에 붙어 간결한 스윙으로 한 템포 빠르게 치는 스타일로 ‘라이징 볼’ 구사가 일품”이라며 “크비토바가 그런 볼에 대응하지 못해 스트로크 실수를 연발했다”고 분석했다.
벤치치는 만 18살이던 2015년, 유에스오픈 여자단식에서 힝기스 이후 최연소로 8강에 진출하며 ‘제2의 힝기스’로 주목을 받았다. 만 3살에 힝기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멜라니 몰리터 테니스 스쿨’에서 테니스를 시작했고, 2013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주니어부 여자단식을 잇따라 제패하며 주니어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기대주였다. 2015년 두차례 우승 이후 손목 부상 등으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 다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며 투어의 강자로 떠올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