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이 21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겨울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일반부 3000m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구의 말이 진실인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국가대표 김보름(26·강원도청)이 국가대표 선배 노선영(30·부산시체육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관련 자료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김보름은 21일 오후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겨울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외에도 많은 동료 선수들이 노선영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관련한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으며, 추후 모두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신고 등 행정적인 절차로 해결할 생각도 있다. 노선영과 대화할 기회가 있다면 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괴롭힘을 당했는지와 관련한 질문에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노선영이) 괴롭혔다. 경기 전날엔 컨디션 조절을 방해하기 위해 (선수촌) 자신의 방으로 불러 수시간 동안 폭언을 쏟아냈고 주먹을 들어 때리는 시늉을 했다”고 폭로했다.
김보름은 “합숙생활에서 나처럼 피해를 보는 선수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선을 바라는 마음에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지난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밝혔다며 “감사에 임한 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김보름은 지난해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여자부 준준결승 때 선배 노선영을 ‘왕따’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여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7년 동안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해)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다른 후배 선수들도 모두 고통 속에서 살았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과 괴롭히는 행동을 했던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했다.
노선영이 21일 오전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겨울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일반부 1000m 경기를 마친 뒤 전광판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선영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에 “(김보름이) 지금 시점에 왜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난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주장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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