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페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에 나갈 여자테니스 국가대표팀의 장수정(왼쪽부터), 한나래, 김나리.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페더레이션스컵(페드컵)은 여자테니스 국가대항전이다. 2단식, 1복식 경기를 치러 우열을 가리는데 단식이 중요하지만, 복식이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대한테니스협회(회장 곽용운)는 지난 8일 2019 페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2월6일~9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출전할 국가대표 감독과 선수 명단을 확정했다. 그런데 지난해 등 최근 국제대회 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를 제외하고, 감독 소속팀 선수를 선발해 비판을 받고 있다.
공개 선발과정을 거쳐 최영자 수원시청 감독이 사령탑을 맡게 됐다. 그리고 국내 랭킹 1, 2위인 한나래(27·세계 221위·인천시청)와 장수정(24·262위·대구시청), 2018 한국선수권 우승자 정수남(23·585위·강원도청)은 자동선발됐다. 김나리(29·597위·수원시청)는 감독의 선임권에 의해 후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런데 한나래와 함께 지난해 코리아오픈 복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14년 만에 우승한 최지희(24·459위·NH농협은행)가 복식 멤버에서 제외돼 소속팀 관계자로부터 항의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정희성 감독이 소속팀 선수를 후보로 뽑는 대신 유망주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고 있는 정윤성을 제외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지희는 단식보다는 복식에서 그랜드슬램대회 상위 입상을 노리고 있는 기대주다. 복식 랭킹도 129위로 한나래(127위) 다음으로 높다. 다른 선수들은 200위권 밖이다. 자신이 소속팀에서 키우고 있는 선수를 뽑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일지라도 충분히 자격이 있는 선수를 제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무리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 해도 합리적 선이 있는 법이다.
테니스협회에는 경기인 출신 회장도 있고,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된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이승근)도 있다. 한 경기인은 “선수들이면 누구나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땀을 흘리고 노력한다.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나 장래성 등을 보고 선발하는 게 바람직한데, 이렇게 불공정하게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특정 선수는 대표팀 안에서 맏언니로서 역할이 있기에 감독이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회 정관에 따른 선발”이라고 해명했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