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파이팅’ ‘역할’ 대신 ‘힘내라’ ‘구실’

등록 2018-11-26 17:16수정 2018-11-26 20:25

체육기자연맹, 스포츠용어 바로잡기 포럼
일본식 표현 등 사용하지 말아야 지적
남북 단일팀 용어 통일도 과제로 제시
한국체육기자연맹(회장 정희돈)이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바람직한 스포츠용어 정착을 위한 스포츠미디어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정희창 성균관대 교수(왼쪽부터) 홍윤표 <오센(OSEN)> 논설위원, 김학수 한국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장, 한원상 한국영상기자협회장. 한국체육기자연맹 제공
한국체육기자연맹(회장 정희돈)이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바람직한 스포츠용어 정착을 위한 스포츠미디어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정희창 성균관대 교수(왼쪽부터) 홍윤표 <오센(OSEN)> 논설위원, 김학수 한국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장, 한원상 한국영상기자협회장. 한국체육기자연맹 제공
“야구도 일본어다. 야구처럼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대체하기 힘든 일본어가 수두룩하다.”

홍윤표 <오센(OSEN)> 논설위원은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바람직한 스포츠용어 정착을 위한 스포츠미디어포럼’에서 ‘스포츠 기사에 녹아든 일본식 표현을 바꾸자’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체육기자연맹(회장 정희돈)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홍 위원은 “영어 단어 ‘싸움’(fighting)에서 따온 파이팅은 일본식 조어인 ‘화이토’에서 연유된, 국적불명의 용어”라며 “외국에선 주먹을 쥐고 ‘한 번 붙어볼래’ 하는 식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우리말 ‘힘내라’, ‘아자’ 로 바꾸면 좋겠다”고 했다.

홍 위원은 “전지훈련, 계주, 역할, 기라성, 석패, 고참, 입장 등도 모두 일본식 표기“라며 “각각 현지훈련, 이어달리기, 구실, 쟁쟁한, 아깝게 지다, 선임, 처지로 바꾸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일선 기자들의 노력으로 ‘시합’(경기)처럼 이제는 스포츠 기사에서 거의 사라진 일본식 표현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장은 ‘남북한 스포츠 용어 어떻게 통일할까’라는 주제 발표에서 “남북 화해 물결 속에 단일팀이 속속 구성되고 있지만 선수들은 농구의 ‘리바운드’(남)와 ‘판공잡기’(북), 탁구의 ‘라켓’(남)과 ‘판데기’(북), 아이스하키의 ‘스케이팅’(남)과 ‘앞으로 지치기’(북)처럼 서로 다른 스포츠 용어 때문에 혼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장이 ‘남북한 스포츠 용어 어떻게 통일할까’라는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체육기자연맹 제공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장이 ‘남북한 스포츠 용어 어떻게 통일할까’라는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체육기자연맹 제공
김 부장은 “그동안 남북단일팀은 북쪽 선수들의 용어를 따라가는 편이었다. 단기간에 북쪽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외래어보다는 그나마 북쪽 용어는 우리말이라 남쪽 선수들이 빨리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궁극적으로 스포츠 용어의 국제식 표현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마냥 순우리말을 버려서는 안된다. 굳이 외래식 표현이 필요없는 용어는 우리말을 쓰는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며 “억지스럽고 어색한 표현은 버리고 자연스럽고 괜찮은 표현은 취하면서 남북한 선수간 용어의 통일을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정희창 교수는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자’는 주제 발표에서 “무분별한 외래어 표현이나 성차별적인 스포츠용어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한국체육대학 김학수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의 사회로 바람직한 스포츠용어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두고 자유토론도 진행됐다.

포럼을 주최한 한국체육기자연맹 정희돈 회장은 “이 자리가 향후 한국 스포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스포츠미디어 종사자들이 아름다운 우리말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는 잘못된 표현들을 없애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길잡이로 나서자”고 제안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재기 이사장도 “언어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며 “흔히 사용하는 ‘파이팅’이라는 구호는 일본 군국주의에서 비롯된 무서운 말이다. 일제시대 가미카제가 전투에 나가기 전에 외쳤던 말에서 유래된 것이 우리 스포츠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으랏차차’라는 순우리말로 바꾸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김보영 홍보실장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대한체육회의 각종 행사에 ‘파이팅’ 구호부터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잘못된 용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시너, 2연속 호주오픈 정상…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1.

시너, 2연속 호주오픈 정상…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미국 매디슨 키스, 호주오픈 여자단식 정상…첫 메이저 우승컵 2.

미국 매디슨 키스, 호주오픈 여자단식 정상…첫 메이저 우승컵

클린스만호, 요르단 잡고 ‘16강 확정’ ‘경고 세탁’ 노린다 3.

클린스만호, 요르단 잡고 ‘16강 확정’ ‘경고 세탁’ 노린다

김민재 머리로 결승골 ‘쾅’…케인 이어 최고 평점 4.

김민재 머리로 결승골 ‘쾅’…케인 이어 최고 평점

조코비치, 또 새 역사…남자 첫 50번째 메이저 대회 4강행 5.

조코비치, 또 새 역사…남자 첫 50번째 메이저 대회 4강행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