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드베일리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코스테 제공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2018 시즌을 접었던 정현(22·한국체대3)이 오랜 만에 팬과 기자들 앞에 나타나 향후 계획 등을 털어놨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드베일리 6층에서 열린 ‘라코스테 후원선수 정현과 함께 하는 팬과의 시간 및 기자간담회’에서다.
정현은 이날 초청된 20여명의 열성팬들 앞에서 “오늘은 좀더 떨리는 것 같다. 너무 오랜 만에 인터뷰해서 그런지 기분이 업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뒤 “요즘 친구들 만나서 맥주 한잔 마실 때도 있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요즘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가”라는 팬의 질문에 “결과가 안 좋았을 때 힘든데, 사람들마다 힘든 기준이 다르다”면서 “아직 어려서 힘든 걸 못 느끼고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투어 생활 중 특히 힘든 부분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투어 시합 다니면서 대회 끝나고 숙소에 와서 외로움을 느낀다.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과 관련한 퀴즈 이벤트에서 모자와 셔츠 등을 팬들에게 선사한 정현은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여자친구가 내년엔 현실화하는 것이냐”고 묻자 “1년 내내 외국에서 시합을 다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해해줄 사람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정현이 팬들과 미팅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코스테 제공
올 시즌 100점 만점에 몇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부상으로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70~80점을 주고 싶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현은 올해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 진출 등으로 한때 세계랭킹 19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현재 25위로 처져 있다. 호주오픈 남자단식 32강전에서 당시 그가 세트점수 3-2(5:7/7:6<7:3>/2:6/6:3/6:0)로 이겼던 알렉산더 츠베레프(21·독일)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끝난 2018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서 세계 3위 로저 페더러(37·스위스), 1위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연파하고 시즌 왕중왕에 등극했다.
정현은 “이번에 츠베레프와 조코비치의 결승전을 보지 못하고 아침에 결과만 봤다”면서 츠베레프를 비롯해, 보르나 초리치(22·세계 12위·크로아티아), 스테파노 치치파스(20·15위·그리스) 등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 선수들의 선전과 관련해 “그런 선수들을 보면 자극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올해 가장 기억 남는 경기에 대해선 “당연히 호주오픈 전체를 꼽고 싶지만, 당시 츠베레프, 조코비치 등 톱10 선수를 이겼을 때”라면서 “많은 경기가 기억에 있다”고 답했다. 자신의 발바닥 상태와 관련해 그는 “현재 국내에서 치료받고 있다. 어릴 적부터 부상이 있었다. 발 부상이 심해지는 것 같다. 발에 맞는 신발을 찾고 있으나 아직 답이 아직 없다”고 털어놨다. 발바닥 물집 고통과 관련한 질문에 그는 “사실 물집이 잡히면 터뜨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 침대에서 쓰러질 정도는 아니고, 자다가 깨고 신발을 잘 못 신을 정도다.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고 했다.
내년 시즌 노리는 대회와 목표에 대해 정현은 “아직 딱히 그런 대회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부상없이 시즌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는 계속 가져가야 할 것이다. 내년 시즌 더 높은 위치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선 “많이 뛰고 악착같이 하는 것이다. 끈질김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서브와 포핸드스트로크를 보완하고 스타일도 공격적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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