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가 17일 저녁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골 기회가 오면 먹이를 낚아챈 사자처럼 절대 놓치는 법이 없다. 현재 절정의 골감각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새로운 스트라이커 황의조(26·감바 오사카). 그가 17일 저녁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대표팀과의 A매치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폭발시키며 지난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보여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골 결정력을 다시한번 뽐냈다.
이날 파울루 벤투(49) 감독이 구사한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공격수로 출격한 황의조는 호시탐탐 골을 노리다 전반 22분 중앙수비수 김민재(전북 현대)가 자기진영에서 문전으로 길게 공을 찔러주자, 폭발적인 질주로 공을 잡은 뒤 상대 수비수 1명을 제치고 감각적인 오른발슛으로 골문 왼쪽으로 파고드는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황의조로서는 A매치 16차례 출장에서 맛본 3번째 득점이다. 2015년 10월13일 자메이카와의 A매치(한국 3-0 승리)에서 첫골, 지난 10월12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한국 2-1 승리)에서 2번째 골을 터뜨린 바 있다.
황의조는 지난 8월 아시안게임에서는 23살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2차례 해트트릭 등 9골(득점왕)을 폭발시키며 김학범호의 금메달 획득에 견인차가 된 바 있다. 그는 최근 J리그에서도 감바 오사카 유니폼을 입고 6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식을 줄 모르는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경기 뒤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서 대표팀에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감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볼을 많이 주는 선수가 있어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좋은 패스를 준 (김)민재를 비롯해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 골을 넣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황의조는 이날 전반 막판 상대 수비와의 공을 다툰 이후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과 교체돼 추가골 기회는 잡지 못했다.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한국팀은 이날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기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3분까지 호주의 공격을 잘 버텨냈지만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했다. 김승규가 공을 펀칭한 뒤 문전 혼전 중 호주의 루옹고가 골문에 밀어넣었고, 비디오 판정(VAR) 실시 후 골로 인정됐고, 곧바로 경기종료 휘슬이 울렸다.
벤투 감독은 이날 기성용(뉴캐슬),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알사드), 황희찬(함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대표팀 핵심스타들이 소속팀 사정이나 부상으로 인해 소집에서 제외되면서 전혀 다른 선수들로 호주와 맞섰다. 황의조를 원톱으로 공격 2선에는 이청용(보훔), 남태희(알두하일),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을 배치했다. 또 더블볼란치에는 황인범(대전 시티즌)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포백에는 홍철(상주 상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재, 이용(울산), 그리고 골키퍼에는 김승규(빗셀 고베)를 투입했다.
벤투호는 이날 무승부로 출범 이후 5경기 무패 행진(2승3무)을 벌였다. 벤투호는 20일(저녁 7시) 우즈베키스탄과 호주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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