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 최민정.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부 2관왕 최민정은 주종목인 여자 1500m에서 5위로 밀렸고,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한국은 러시아에 뒤져 2위에 그쳤다. 남자 1500m와 1000m에서 이준서와 박지원이 각각 은메달을 딴 게 최고 성과였다.
여자대표팀 ㅈ코치의 심석희 폭행 후유증, 전명규 부회장의 전횡이 드러나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결국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이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러나 9~11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이번 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민정(20·성남시청)은 대회 마지막날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한국에 짜릿한 금메달을 안기며 2관왕에 올랐다. 전날 그는 여자 1500m 결승에서 김지유(19·콜핑팀)와 나란히 금·은메달을 따냈다.
이날 여자 계주 결승에서 한국은 2바퀴를 남기고서 러시아에 이어 2위를 달렸으나 최민정이 한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아웃코스로 치고나와 러시아 선수들 제쳤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극적인 역전드라마였다. 결승선 통과기록은 4분06초852로 러시아(4분06초992)를 불과 0.140초 차로 따돌렸다.
최민정(가운데)과 김지유(왼쪽)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여자 1500m 결승에서 각각 금·은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홈페이지
한국은 7바퀴를 남기고 맨꼴찌였으나 6바퀴를 남기고 일본을 제쳐 3위로 올라섰고, 네덜란드 선수가 러시아 선수와 부딪혀 대열에서 이탈한 사이 2위까지 올라선 뒤 끝내 우승을 일궈냈다. 최민정을 비롯해, 막내 김지유, 노아름(27·전북도청), 최지현(24·성남시청)이 호흡을 맞췄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각각 3, 4위로 밀렸다.
이날 남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선 홍경환(19·한국체대)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5명이 경쟁한 결승전에서 3바퀴를 남길 때까지 최하위였으나 2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빠져나오며 마지막 코너에서 인코스를 노려 프랑스의 티보 포코네(33)를 제쳤다.
홍경환은 지난 3월 열린 2018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기대주다. 성인 무대인 월드컵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3·한국체대)은 남자 500m 결승에서 39초670의 기록으로 이날 39초505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한 중국의 우다징(2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자 1000m 2차 레이스에 출전한 노아름은 동메달을 따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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