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요르카 섬에 있는 ‘나달 아카데미’ 전경. 27개의 하드 및 클레이코트가 마련돼 있고, 코치 30여명이 선수들을 지도한다.
‘흙신’ 라파엘 나달(32·스페인)은 지난 2016년 고향인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 자신의 이름을 딴 테니스 아카데미를 처음 설립했다. 자신을 키워낸 토니 나달 코치의 노하우와 정신이 담겨 있는 곳으로, 세계적 스타를 키워내겠다는 열망에서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는 유망주 정윤성(20·CJ후원)과 이은지(13)가 맨먼저 나달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다. 정윤성은 지난 겨울 2주 동안 나달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며 퓨처스 대회까지 출전하는 등 실전 능력을 키웠고 현재 세계랭킹 279위에 올라 있다. 이은지는 서울 중앙여중 2년을 중퇴하고 지난 9월부터 아예 나달 아카데미에 들어가 연간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중이다. 스포츠 비즈니스 기업인 스포티즌(대표 심찬구)은 최근 나달 아카데미와 한국의 공식 에이전시 계약을 맺고 본격 사업에 들어갔다.
정윤성이 지난 겨울 나달 아카데미에서 토니 나달 코치의 지도 아래 훈련하고 있다.
나달 아카데미에서 훈련중인 이은지(맨 왼쪽)가 지역대회 준우승 트로피를 들고 동료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달 아카데미는 27개의 클레이코트와 하드코트에다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체육관 등 각종 시설이 갖춰져 있다. 30명 이상의 코치진을 비롯해, 피지컬 트레이너, 영양사도 있다. 각국의 유망주를 비롯해 테니스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까지 1대1, 부부 또는 그룹으로 맞춤훈련을 해준다. 전문 엘리트 선수를 위한 개인 또는 그룹 프로그램부터, 프로 투어 선수를 꿈꾸는 10대 유망주들을 위한 주간 및 연간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다. 연간 프로그램에 등록할 경우, 테니스 레슨과 피지컬 트레이닝은 물론, 아카데미 안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미국식 영어 수업도 가능하다.
국내 엘리트 선수들은 겨울이 되면 주로 타이 등 동남아시아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미국에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가 있으며, 정현 등이 그곳에서 실력을 연마했다. 나달 아카데미는 국내 유망주들의 새로운 특훈지로 각광받을 수 있을까?
외국 선수가 나달 아카데미에서 스트로크 훈련을 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스포티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