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가 3일 파리 마스터스 단식 4강전에서 로저 페더러를 상대로 포인트를 따낸 뒤 포효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남자테니스 최강끼리의 3시간이 넘는 혈전. 승자는 노박 조코비치(31·세계 2위·세르비아)였다.
조코비치는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8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총상금 487만2105유로) 단식 4강전에서 로저 페더러(37·3위·스위스)를 2-1(7:6<8:6>/5:7/7:6<7:3>)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3세트 경기였지만 3시간2분이 걸린 접전이었다. 이번 대회는 마스터스 1000 시리즈였다.
페더러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게임이었다. 그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12차례 내주고도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번도 빼앗기지 않았는데, 1,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모두 진 게 결정적 패인이 됐다.
조코비치는 지난 8월 웨스턴 앤드 서던오픈부터 22연승을 기록했으며, 페더러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최근 4연승을 포함해 25승22패로 우위를 보였다. 5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라파엘 나달(32·1위·스페인)을 제치고 2년 만에 세계 1위 자리에 오르는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세계 18위 카렌 카차노프(22·러시아)와 격돌한다.
로저 페더러가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조코비치는 경기 뒤 “내 생애 최고 경기중 하나였다. 나달과의 윔블던 4강전 다음의 고품격의 테니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페더러를 상대할 때는 언제나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에서 통산 33회 우승을 차지해 나달의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정규투어 대회 단식 통산 100번째 우승을 노렸던 페더러는 “이렇게 접전을 지고 나면 후회가 들기 마련이다. 패하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내 느낌”이라며 아쉬워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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