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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코트에 루프만 있어도…” 코리아오픈 비로 연일 ‘파행’

등록 2018-09-21 13:59수정 2018-09-21 14:08

20일 이어 21일도 우천으로 차질
서울 올림픽코트 30년 전 시설 그대로
선수 라커룸에도 물새 땜방 공사
에어컨도 대부분 30년 전 것 사용
“체육공단에 개보수 건의해도 묵살”
2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 비가 그치자 2018 코리아오픈 진행 요원들이 수건 등을 이용해 물을 닦아내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2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 비가 그치자 2018 코리아오픈 진행 요원들이 수건 등을 이용해 물을 닦아내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센터코트에 비를 막을 수 있는 루프만 설치됐어도, 대회가 이렇게 파행을 겪지 않을 텐데…. 일본과 중국에도 있는데 이거 너무 안타깝습니다.”

2018 여자프로테니스(WTA) 정규투어 대회인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달러)이 열리고 있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애초 오전에만 비 예보가 있었으나 그치지 않아 단식과 복식 8강전 등이 전날에 이어 진행되지 못하고 파행을 겪자, 코리아오픈 관계자들을 발만 동동 굴렀다. 많은 동호인 팬들이 경기를 보러 몰려들었으나 이들도 인근에서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낮 12시 센터코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예브게니아 로디나(러시아)-키키 베르턴스(네덜란드)의 단식 8강전, 그리고 2번 코트에서 진행될 최지희(NH농협은행)-한나래(인천시청)의 복식 8강전도 오후 2시 이후로 연기되기도 했다. 전날에도 오후까지 비가 오락가락해 일부 경기만 진행됐다.

15년째 대회 진행을 하고 있는 이진수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지 30년이 됐다. 시설이 워낙 낙후돼 그 전에도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테니스코트의 개보수를 요구했으나 아직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코리아오픈인데 창피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1일 비가 뿌리는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전경. 김경무 선임기자
21일 비가 뿌리는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전경. 김경무 선임기자
실제 센터코트 내 시설을 보면 애초 있던 선수 식당은 문서 보관실로 바뀌었고, 선수들이 쉬는 룸도 에어컨이 없어 코리아오픈 쪽에서 부랴부랴 구입해 설치하기까지 했다. 선수 식당도 주방 같은 시설이 없어 탁자를 가져다 놓고 서빙을 하고 있다. 프레스룸을 설치할 공간도 부족해 2층 한국대학스포츠협회(KUSF) 사무실 옆 회의실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재기)이 수익금 등을 재원으로 발족해 연간 1조5000억원대의 예산으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지원하고 있고, 일부 올림픽 경기장을 개보수하고는 있으나, 1년에 한번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테니스경기장 같은 곳은 그냥 방치해 테니스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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