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4년 만에 돌아온 리버만 아가메즈(우리카드)가 브이(V)리그 복귀 무대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10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제천·칼(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가메즈의 30점 활약으로 삼성화재를 세트점수 3-1(25:17/22:25/25:23/26:24)로 잡고 첫승을 올렸다. 아가메즈는 서브 에이스 6개와 가로막기 5개를 곁들여 서브·블로킹·백어택에서 3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 주포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아가메즈는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부상으로 국내 코트를 떠난 뒤 4년 만에 한국 코트로 돌아왔다.

아가메즈는 2018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의 영광을 안겨 준 우리카드 신임 신영철 감독한테 이날 승리로 보답했다.

삼성화재는 ‘이적생’ 송희채가 20점을 올리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센터 지태환이 7점을 거들었으나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타이스 덜 호스트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느라 이번 컵대회에는 불참했다. 1세트에서 3-6으로 뒤졌던 우리카드는 아가메즈가 자신의 서브 타임 때 에이스를 3개나 꽂아 넣은 데 힘입어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아가메즈는 1세트에서만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혼자서 11점을 책임졌다.

2세트에서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세트를 내준 우리카드는 3세트에서 23-23까지 접전을 펼치다가 나경복의 오픈 강타와 서브 에이스로 힘겹게 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듀스까지 이어졌다. 아가메즈의 쳐내기 득점으로 25-24로 앞선 우리카드는 상대 공격 범실로 경기를 끝냈다.

이어 열린 같은 B조의 대한항공은 초청팀인 일본 제이티(JT) 선더스에 세트점수 3-1(17:25/25:21/25:18/25:17)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 시즌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한항공의 밋차 가스파리니가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로 불참했고, 제이티의 토머스 에드가도 재활로 빠지면서 두팀은 외국인 선수 없이 맞대결을 펼쳤다.

대한항공의 높이가 승부를 갈랐다. 대한항공은 오픈 공격에선 제이티와 비슷했지만 가로막기에서 16-4로 크게 앞서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서브 득점도 5-2로 우위를 점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16점), 김학민(14점), 곽승석(12점)의 ‘삼각편대’가 골고루 활약했다. 특히 김학민이 블로킹 5개와 서브 에이스 2개를 올리며 다가오는 2018~2019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이번 컵대회는 한국전력, 케이비(KB)손해보험, 오케이(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이 A조, 우리카드, 삼성화재, 대한항공, 제이티가 B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준결승에 진출해 크로스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