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현역에서 은퇴한 홍현휘가 21일 오전 농협대 코트에서 열린 ‘동호인과 함께 하는 FILA 원포인트 클리닉’에 참가해 지도를 해주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복식에서는 파트너십이 중요한데, 파트너가 공 못 친다고 절대 나무라지 마세요.”
“복식 때 첫 서브 성공률은 80% 이상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요.”
수은주가 36도까지 올라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21일(토요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삼송리 농협대학교 테니스코트(하드코트 4개면). 그늘진 4번 코트에서 박용국 엔에이치(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의 일장 훈시같은 레슨이 이어졌다. “이스턴(Eastern) 그립은 공을 밀어서 쳐야 합니다. 웨스턴(Western) 그립은 공을 때려치는 것이구요. 웨스턴 그립으로는 높은 공을 잘 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허리와 어깨 사이 높이에서 공을 쳐야 합니다”…. 이날 레슨에 참가한 50여명의 테니스 동호인들은 가마솥더위는 잊은 채 이론과 실전교육을 받으며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등 뜨거운 테니스 열정을 보여줬다.
원포인트 클리닉에 참가한 동호인들이 농협은행 선수들과 실전게임을 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이 행사 명칭은 ‘동호인들과 함께 하는 휠라(FILA) 원포인트 클리닉’. 농협은행 여자테니스팀이 선수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다. 선수들은 영월오픈이 코앞에 닥쳐왔는데도, 토요일 오전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동호인과 한몸이 됐다. 지난해 8월 창단된 농협은행 스포츠단의 박용국 단장을 비롯해, 장한섭 부단장, 김동현 여자테니스팀 감독, 그리고 정영원, 박상희, 김세연 등 현역선수들이 참여해 오전 9시30분터 낮 12시15분까지 구슬땀을 흘려가며 동호인들을 지도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세나, 김은숙, 홍현휘 등 3명도 레슨에 동참했다.
레슨은 서브, 스트로크, 발리, 스트로크 뒤 발리 등 4파트로 진행됐고, 초보부터 중상급까지 실력을 갖춘 동호인들은 실력 향상을 위해 땀을 흘렸다. 김동현 감독과 선수들은 원포인트 클리닉 참가자들의 수준에 맞춰 자세를 바로잡아줬고, 참가자들은 잘 안되는 폼을 잡아가며 서브 등 어려운 기술을 연마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분씩 모두 4차례 실전훈련이 이어졌는데, 중간중간 박용국 단장의 이론 수업 때는 시원한 수박까지 곁들여져 참가자들을 입도 즐겁게 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이 원포인트 클리닉 중간 휴식시간에 이론교육을 하고 있다. <테니스코리아> 제공
정구 국가대표와 감독 출신인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부단장이 서브 시범을 보이고 있다. <테니스코리아> 제공
박용국 단장은 “공을 칠 때 가장 중요한 게 ‘스플릿 스텝’(Split step)”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상대가 공을 임팩트하는 순간, 제자리에서 한번 점핑해 자세를 잡는 것이 스플릿 스텝이다. 동호인들은 이 동작을 잘 하지 않고 스트로크를 한다. 박 단장은 “상대의 빠른 공을 잡기 위해 스플릿 스텝을 한 뒤 옆 방향으로 몸을 트는데, 이 때 왼쪽 어깨를 잡아주는 게 좋다”고 했다.
이날 원포인트 레슨에 참여한 한 여성은 “테니스 초보자인데, 오늘 레슨이 아주 유익했다. 테니스가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또 “국내 최고의 선수들에게 레슨을 받아 너무 좋았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농협은행 스포츠단에 감사한다”고 했다.
원포인트 클리닉 뒤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박용국(가운데) 단장과 장한섭 부단장, 김동현 여자테니스 감독, 정영원·박상희·김세연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박용국 단장은 레슨을 마친 뒤 동호인들을 향해 “2시간 반 동안 동호인 여러분에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많은 분들이 테니스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아 저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9월과 10월 전주와 대전에서도 우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런 원포인트 레슨 행사를 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스포츠단은 지난 4월 전국 최대 규모의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 6월엔 전국아마추어배드민턴대회를 개최하는 등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양/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