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막하는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복식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남쪽의 서효원(오른쪽)과 북쪽의 김송이가 16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첫 공식훈련 도중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국정원에서 취재를 막는 게 아니라, 북한 선수단에서 훈련에 방해된다고 그런다네요.”(대한탁구협회 관계자)
16일 오전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과 충무체육관에서 연이어 실시된 남북 탁구대표팀 합동훈련. 17~22일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총상금 26만6000달러)를 앞두고 북한의 출전 결정, 그리고 이어진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 합의로 이뤄진 남북 합동훈련에 국내 미디어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정작 북한 선수들과의 인터뷰가 차단돼 답답함은 이어졌다. 코트 안 사진기자들의 접근도 전문지 사진기자 1명을 제외하고는 엄격히 제한돼 취재진들은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봐야 했다.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이뤄진 첫 합동훈련에서 북 여자팀 간판스타 김송이(세계 55위)와 여자복식 단일팀으로 출전하게 된 세계 13위 서효원(31·한국마사회)은 “북한과 탁구 용어가 다르지만 우리말이니까 알아들을 수 있다. 둘다 수비수로 호흡도 잘 맞고 공격에 강하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둘은 한동안 탁구대에서 실전훈련을 하는 등 본격 적응훈련에 돌입했다. 김송이는 훈련 뒤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만족합니다. 좋습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서효원은 이번 대회 목표와 관련해 “북한 (김진명) 감독님이 ‘16강에는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우선 그걸 목표로 하겠다”고 답했다.
한국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연습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대전/김성광 기자
북의 박신혁(세계 115위)과 남자복식에 출전하는 세계 7위 이상수(28·국군체육부대)는 한 시간 남짓 호흡을 맞추며 훈련한 뒤 “잠깐이었지만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서로 좋은 공이 나오면 격려해줬고, 진지하게 공의 코스와 작전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선수와 함께하는 게 아직 실감이 안 나고 북한 선수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국가대표로 참가하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봤다. 북한 선수들이 혼합복식 우승을 하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했는데 저도 우승하면 세리머니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남북은 두 조 외에 혼합복식에서도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 최일(북)-유은총(25·포스코에너지)이 단일팀으로 출전한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이 이끄는 북한 탁구 선수단은 25명(임원 9명·선수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택수(오른쪽)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합동훈련에서 황성국 북한 남자 책임지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전/김성광 기자
김택수 한국 남자팀 감독은 이날 훈련 뒤 “남북이 하루 밖에 훈련을 못해 아쉽다. 단일팀 구성도 좋지만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4강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코리아오픈은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 그리고 21살 이하 남녀단식 등 총 7개 종목에 걸쳐 27개국 235명이 출전해 메달을 다툰다. 17일과 18일 예선을 거쳐 19일부터 본선이 시작된다.
대전/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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