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남자단식에서 무려 11회 우승한 라파엘 나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누리집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었고, 놀랄 일도 아니었다.
세계랭킹 1위 ‘흙신’ 라파엘 나달(32·스페인). 그가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3919만7000유로·약 516억원) 남자단식 11회 우승(라 운데시마)의 위업을 달성했다.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의 코트 필립 샤트리에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결승에서 세계 8위 도미니크 팀(25·오스트리아)을 맞아 2시42분 동안의 혈투 끝에 3-0(6:4/6:3/6:2) 승리를 거둔 것이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특정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최다 우승(10회·라 데시마) 기록을 세웠던 나달은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통산 11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남기게 됐다. 나달이 수집한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는 모두 17개(US오픈 3회, 윔블던 2회, 호주오픈 1회). 5살 많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2위·스위스)의 20개에 3개 차로 접근했다. 오래 전 은퇴한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14회,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가 12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통산 8차례 우승한 게 단일 그랜드슬램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다.
나달이 도미니크 팀한테 리턴샷을 하고 있다. ATP 투어 누리집
최근 상승세의 도미니크 팀이었지만 나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2011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결승에 진출한 팀은 폭발적인 스트로크를 구사했으나, 경기운영 면에서 베테랑 나달에 못미쳤다. 팀은 2016년 아르헨티나오픈 4강전(2-1 승), 2017년 로마오픈 8강전(2-0 승), 올해 마드리드오픈 8강전(2-0 승)에서 각각 나달을 제압한 바 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결승 승률 100%(11전 전승), 클레이코트 5세트 경기 승률 98.2%(111승2패), 프랑스오픈 통산 승률 97.7%(86승2패)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유지하며 자신이 ‘클레이코트 황제’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그가 프랑스오픈에서 패한 것은 2009년 로빈 소더링(스웨덴)과 4회전이 처음이었고, 2015년 조코비치와의 8강전이 마지막이었다.
도미니크 팀이 힘겹게 리턴샷을 하고 있다. ATP 누리집
나달은 경기 뒤 “페더러처럼 메이저대회에서 20번 우승하면 좋겠지만 마음 속에 목표로 정해둔 것은 아니다. 흐르는 세월과 맞서 싸울 수는 없다. 예전에는 클레이코트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잔디코트 대회에 뛰었지만 이제는 몸상태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3세트 중반 왼손가락에 돌연 경련이 일어나 메디컬 타임을 부르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페더러, 조코비치에 이어 통산 상금 1억달러를 돌파하게 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