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최지희가 10일 경기도 고양시 농협대 코트에서 열린 제11회 NH농협은행 국제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 단식 16강전에서 박상희를 상대로 리턴샷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여자 정현’은 언제쯤 나오는 거죠?”
“글쎄요. 우리 여자 선수들의 좀더 적극적인 도전 정신이 필요합니다. 정현도 처음엔 안 될 거라고 했는데, 챌린저대회에서 몇 번 우승해 랭킹을 끌어올리더니 이제 정규투어(ATP 투어)에서 뛰는 세계적인 선수가 됐잖아요.”
지난 6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농협대 코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11회 엔에이치(NH)농협은행 국제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 현장에서 이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이자 해설가인 박용국 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과 잠시 나눈 얘기다.
테니스의 경우 챌린저대회는 정규투어(ATP, WTA 투어) 바로 아래 등급의 대회이지만, 세계 무대로의 도약을 꿈꾸는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대회다. 유망주나 200위권 밖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랭킹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국제대회 경험까지 축적해 정규투어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농협은행 챌린저대회도 단식 우승상금은 3919달러(42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챔피언한테 랭킹포인트 50을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 페루, 러시아, 세르비아, 영국 등지에서 세계랭킹 200위권 아래 선수들이 다수 출전해 열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32강이 겨루는 단식 본선에 자력진출한 선수는 한나래(세계 283위·인천시청)와 정수남(466위·강원도청) 등 2명 뿐이다. 국가대표 중 최지희(NH농협은행)는 와일드카드로, 이소라(인천시청)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나올 정도로 세계 수준과 한국 여자선수들의 격차가 크다. 그러나 지난 8일 본선 단식 1회전(16강전)에서 최지희가 한때 세계 82위까지 랭킹이 올랐던 창 카이 첸(대만)을 2-0(6:4/6:4), 10일 16강전에서는 같은 팀의 박상희를 2-0(6:2/6:2)으로 제치고 8강에 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나래와 이소라도 8강에 올랐다.
이은혜(중앙여고3)를 비롯해, 백다연(중앙여고1), 구연우(중앙여중3) 등 차세대 유망주들도 다수 출전했으나, 모두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에 비해 무엇보다 파워에서 밀리고, 서브·발리 등 세기에서도 뒤진다. 한국 여자테니스의 도약을 위해서는 유망주들이 국내·외에서 열리는 국제챌린저대회에 자주 출전할 수 있도록 팀이나 후원사에서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테니스인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불굴의 도전정신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