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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배고프다” 10년 집권 야심

등록 2005-11-30 19:12

삼성화재 선수들이 30일 용인 훈련장에서 스파이크 받기 연습을 하고 있다. 용인/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font color="#FFFFFF">root2@hani.co.kr</font></A>
삼성화재 선수들이 30일 용인 훈련장에서 스파이크 받기 연습을 하고 있다. 용인/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프로배구 전력점검-<4>삼성화재
3일 개막하는 2005∼2006 시즌 프로배구판에는 4가지 분류기준에서 두 종류의 팀이 있다. 먼저 삼성화재처럼 끈질긴 수비를 자랑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 삼성화재같이 선수들의 정신력이 무섭게 무장된 팀과 조금 부족한 듯한 ‘나머지’ 팀들, 세번째로는 불멸의 10연패를 노리는 삼성화재와 이를 막으려는 저항세력들이다.

바닥을 기어 정상에 오른다= ‘철퍼덕~철퍼덕~.’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의 삼성화재 배구단 훈련장. 서남원 코치가 무차별적으로 던지는 공을 어떡하든 받아내기 위해 선수들이 던진 몸이 코트 바닥과 거친 마찰음을 낸다. 국가대표 리베로 여오현은 물론 신진식·신선호·장병철까지 어느 누구도 몸을 아끼지 않는다. 보기에 안쓰럽다.

올해 5월 프로배구 원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현대캐피탈이 왜 2위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었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삼성화재의 악착같은 수비 때문이 아니던가. 도저히 받지 못할 것 같은 공을 끝내 걷어올림으로써 ‘공격 3인방’ 김세진과 신진식·신선호가 마무리하게 하는 무서운 그 힘. 삼성화재의 수비력은 여전하다.

“10연패 위해 이 악물었다”= 9연패로도 모자라 삼성화재 선수들은 아직 배가 고프다. “이번 시즌처럼 몸이 좋은 때도 없었다.” 다른 팀이 듣기에 섬짓(?)한 발언을 내놓은 ‘월드스타’ 김세진은 “마지막 경기까지 이 악물고 덤빌 것”이라고 말한다. ‘갈색 폭격기’ 신진식은 “10연패보다도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는 계속 우승하고 싶다”며 “필요한 때 (나같은) 고참이 해줘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중진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노장 못지 않다. 세터 최태웅은 “자부심이랄까, 어쨌든 다른 팀에 지기는 싫다”, 센터 신선호는 “지난 시즌 이선규(현대캐피탈)에게 빼앗긴 가로막기 타이틀을 빼앗아 올 것”이라고 다짐한다.

실업 마지막해 팀내 최다득점을 한 뒤 정작 프로 1기 때는 김세진에 밀린 장병철은 이번 시즌엔 어떻게 하든 ‘월드스타’의 그늘을 벗겠다며 또 이를 악문다. 삼성화재의 팀 분위기가 무섭다.

신치용 감독 “내 배도 고프다”= 1995년 입단 뒤 이듬해부터 9연패를 달리며 ‘코트의 제갈공명’으로 불려온 신치용 감독. 숙소 3층 감독실 한켠에 여태껏 받아온 무려 17개의 지도자상 트로피를 전시해놓은 그에게 물었다. “또 받고 싶어요?” 우문이었다. 신 감독은 “자꾸 받아도 또 받고 싶다”고 답한다. 그는 여전히 ‘좌 진식-우 세진’에 기대를 건다. “세진이가 자기 페이스를 찾고 진식이가 어려울 때 풀어주느냐가 이번 시즌의 관건이다.”

그의 힘은 수싸움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감독실 한쪽 벽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성공이 반복되리라는 기대를 가진 어리석은 자들이 많다.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겸손해야 최후에 웃는다.” 그가 말하는 최후는 언제일까?

그래도 약점은 있다= 신진식-김세진 ‘좌우쌍포’가 경기에 못 뛰는 1·2라운드가 문제다.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국가대표에서 빠진 둘은 여름·가을을 거치며 최정상의 컨디션을 만들어놨지만, 김세진은 왼쪽 발목, 신진식은 오른쪽 손목에 가벼운 부상이 있어 초반엔 쉰다. 다른 팀은 이 시기에 삼성화재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 신 감독은 “초반에 삐긋하면 중반 이후 흔들릴 수 있다”고 저어한다.

기대에 못미치는 외국인 선수 아쉐(등 이름 다실바)도 신 감독 얼굴에 주름을 한 칸 늘렸다. 공격은 평범하지만 수비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발이 느린데다 가로막기도 마음에 안들어, 애초 왼쪽 공격수로 영입했지만 수비부담이 적은 오른쪽 공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외국인 선수 때문에 우울한 삼성화재와 큰 기대에 부푼 다른 팀들. 배구판이 두 부류로 나뉘는 마지막 4번째 상황이다.

용인/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폭발력 뿜어내는 몸 만들어주죠”
체력관리 트레이너 레이테

“배구 선수들이 주로 쓰는 근육은 따로 있다. 그 근육의 순발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게 내 임무다.”

삼성화재의 피지컬트레이너 주제 하이문두 레이테(43). 프로배구판에서는 처음으로 선수체력을 전담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건너 왔다. “배구 선수는 폭발력을 필요로 하는데, 그 폭발력이 5세트까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선수들의 체력 프로그램을 짜고 실행하는 게 나의 몫이다.”

레이테는 각 선수에 맞는 웨이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한편, 매일 훈련 전에는 부상 방지를 위한 워밍업을 시킨다. 1991년부터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주요 클럽팀 체력관리를 맡아온 그는 이 분야의 전문가다.

삼성화재가 레이테 트레이너를 영입한 이유는 나이 든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이번 시즌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 효과는 이미 선수들이 몸으로 느끼고 있다. 리베로 여오현은 “레이테 트레이너가 온 뒤 기본적으로 힘이 받쳐줘야 경기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두달 동안 훈련받았지만, 그 사이 힘이 많이 붙었고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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