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6위 정현(22·한국체대)이 강호들이 출전한 특급대회에서 세계 15위 토마시 베르디흐(33·체코)를 격파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비엔피(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0535달러) 단식 3회전에서다. 2-0(6:4/6:4) 완승이다. 이 대회는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대회로 4대 그랜드슬램대회 바로 아래 등급이다.
정현이 덜미를 잡은 베르디흐는 2015년 세계랭킹 4위까지 올랐던 강호. 정규투어 단식 통산 13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다. 정현은 이 대회 전까지 베르디흐와 두 번 만나 모두 0-2로 졌지만, 이번 대결에서는 1시간23분 만에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정현의 16강전 상대는 세계 34위 파블로 쿠에바스(32·우루과이)다. 2016년 세계 19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정현과는 한번도 격돌한 적이 없다. 정현이 쿠에바스를 꺾으면, 이번 대회 1번 시드인 로저 페더러(37·세계 1위·스위스)와 올해 호주오픈 4강전에 이어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페더러는 16강전에서 제러미 샤르디(32·프랑스)와 만나는데 낙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현은 지난 1월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페더러와 처음 만났으나 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으로 기권했다.
이번 대회 16강에 오른 정현은 상금 8만8135달러(9400만원)와 랭킹포인트 90점을 확보해 현재 세계 25위인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29)를 제치고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아시아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니시코리는 컨디션 난조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아시아 남자 선수의 역대 최고 세계랭킹은 니시코리의 4위이다. 그랜드슬램대회 최고 성적은 역시 니시코리의 2014년 유에스(US)오픈 남자단식 준우승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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