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격투기는 작고 실속있는 대회로 나름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올해 3월26일 열린 코마 그랑프리 대회 미들급 토너먼트전이다. 엠파이트 제공
추진 대회들 줄줄이 망해
‘코마’는 “소규모로 자주 열어”
‘스피릿MC’ 신인 양성 강화
‘코마’는 “소규모로 자주 열어”
‘스피릿MC’ 신인 양성 강화
거세지는 격투기 열풍/(하) 한국형 격투기대회는 “국내 격투기 대회는 선수들 경기수준이나 여러 점에서 케이원(K-1)이나 프라이드에 달리기 때문에 중계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케이블 스포츠 채널 관계자의 말처럼, 토종 격투기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입식타격기 케이원이나 종합격투기 프라이드는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다, 그럴싸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내며 돈 되는 프로스포츠를 ‘창조’해냈다. 반면 국내 현실은 모든 부분에서 미약한 게 사실이다. 한두해 전까지만 해도 글래디에이터, 케이오킹, 울트라에프시 등 몇몇 대회가 추진됐으나 모두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토대가 따라주지 않은 상황에서 이상만 컸기 때문이다. 한국판 프라이드라 할 ‘스피릿엠시’와 한국의 케이원 ‘코마’는 중간에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꿋꿋이 살아남은 경우다. 그 과정에서 나름의 생존의 법칙도 터득했다. 그것은 바로 ‘작고 내실있는 대회’다. 2003년 8월 첫 대회를 치른 코마는 일본을 따라 대규모 대회를 여는 것은 갈 길이 아님을 확신한다. “일본과 우리는 수익구조가 다르다. 그들은 터전이 잡혀 수만명의 관중이 입장권 사서 들어오니까 광고와 스폰서가 붙지만 우린 다르다. 한국 격투기에 필요한 것은 작더라도 양질의 대회를 자주 열어 일정량 이상의 방송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송백호 코마 대표는 이렇게 단언했다. 코마는 적어도 두달에 한번씩은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24일에는 뚝섬에서 웰터급·미들급 그랑프리 대회를 연다. 스피릿엠시는 하부구조 강화로 내실을 기하고 있다. 벌써 3회째를 맞은 아마추어리그를 통해 신인을 발굴하고, 인터리그는 이들의 스타성과 선수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한다. 그리고 여기서 검증된 선수들이 정규대회에 출전해 챔피언에 등극하는 시스템이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엔트리안의 박광현 대표는 “70여개의 가맹 도장에서 선수를 공급받고 있다”며 “이들 도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한리버랜드, 진도, 우방(코마), 스프리스, 동아오츠카(스피릿엠시) 등 중견업체들을 스폰서로 확보하는 한편, 에스비에스 스포츠채널(코마), 엑스티엠(스피릿엠시) 등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을 맺는 등 발전동력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김대환 엑스티엠 해설위원은 “국내 격투기가 도입된 기간에 비하면 성장속도가 빠르다”며 “규모면에서 일본처럼 발전하긴 힘들지만, 독자적인 시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한국시장을 놓고 케이원과 프라이드가 격돌하는 시기, 토종단체들은 또 한번의 변신을 주문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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