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7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A조 3차전에서 잔루이지 퀸치를 3-2로 누르고 3연승을 올린 뒤 기자회견에서 밝게 웃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내가 왜 이렇게 잘하는 지 나도 모르겠다. 그저 코트에서 경기를 즐기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날마다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 같다.”
한국 남자테니스의 희망 정현(21·세계 54위·한국체대)이 2017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상금 127만5000달러)에서 3연승을 올린 뒤 한 말이다. 정현은 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A조 3차전에서 잔루이지 퀸치(21·306위·이탈리아)를 맞아 접전 끝에 3-2(1:4/4:1/4:2/3:4<6:8>/4:3<7:3>)로 제압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정현은 4강전에서 B조 2위 다닐 메드베데프(21·65위·러시아)를 만난다. 이 경기는 한국시각으로 11일 오전 5시 시작된다.
이번 대회는 21살 이하 선수들 중 세계랭킹이 높은 8명이 모여 치르는 대회로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4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B조 1위는 보르나 초리치(21·48위·크로아티아)가 차지해 A조 2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37위·러시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 결승에서 만나 0-2로 패했던 퀸치에게 설욕한 정현은 “그때 준우승에 그쳤지만 처음 메이저대회 주니어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뻤다. 퀸치는 주니어 세계 1위를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성인무대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자신의 성과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니시코리 게이(일본)와 경기했고, 투어 대회 준결승까지 올랐다. 개인 최고 랭킹(44위)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에선 실험적인 경기규칙이 도입돼 매 세트 4게임을 먼저 가져가는 쪽이 승리하고, 40-40에서도 듀스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또 포인트가 나온 이후 25초 이내에 서브를 넣어야 하고, 선심 대신 전자판독 장비인 호크아이가 판정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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