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프레스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리아오픈 제공
지난 6월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그를 보기 위해 국내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바로 연습을 해야 한다며 10분 동안만 시간을 준다고 했다. 자연 회견은 날림공사하듯 진행됐고, 그는 15분 정도 성의 없는 답변만 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주최쪽에서 이날 오전 11시 회견을 오스타펜코쪽에 다시 한번 확인해주지 않은 탓도 있었으나, 성숙치 못한 태도였다.
라트비아의 여자테니스 샛별 옐레나 오스타펜코(20) 얘기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2017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달러) 출전(18~24일)을 위해 한국을 첫 방문한 그는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프레스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처음 왔는데 큰 인상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것 같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최대한 많은 게임을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오스타펜코가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코리아오픈 제공
오스타펜코는 다른 대회에 나가지 않고 특별히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선수들 사이에 코리아오픈에 대해 좋은 얘기가 있었다. 스케줄을 맞춰 한국에 오게 됐다”고 답했다. 프랑스오픈 전에는 세계 47위였으나 유에스오픈 8강 진출 등으로 세계 10위까지 오른 그는 이번에 2억원의 초청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롤모델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서리나 윌리엄스였는데 지금은 없다. 지금은 나도 톱10 플레이어”라며 “남자 선수는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을 좋아한다”고 했다. 강스트로크를 구사하는 것에 대해선 “처음 테니스를 칠 때부터 세게 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그렇다고 무조건 강하게 치려고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황을 봐서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타펜코는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라트비아에서 확실히 대우가 많이 달라지고 대통령도 만났다. 나를 롤모델로 어린 선수들이 테니스에 관심을 갖게 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절대강자가 없는 여자 테니스 상황에 대해선 “톱10 안에 드는 선수들 실력이 비슷해 모두에게 1위 기회가 열려 있다. 내가 1997년생인데, 동갑내기들 중 5~6명이 톱50, 10명 정도가 톱100에 들어 있다. 새로운 세대들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9일 1회전에서 요한나 라르손(80위·스웨덴)과 격돌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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