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이 11일 오전(한국시각) 2017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10회, 유에스오픈 3회, 윔블던 2회, 호주오픈 1회….
남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31·스페인)이 4대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에서 들어올린 우승트로피 횟수다. 총 16회다. 당대 최고 스타 로저 페더러(36·세계 2위·스위스)의 19회에는 못 미치지만 역대 2위다. 피트 샘프러스(14회·미국)보다도 앞선다. 올해 4대 그랜드슬램대회에서 나달이 프랑스오픈과 유에스오픈, 페더러가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을 나눠가지면서 다시 양강 구도가 형성된 양상이다.
11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유에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32위 케빈 앤더슨(31·남아프리카공화국)은 나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나달은 3-0(6:3/6:3/6:4) 완승을 거두고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세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370만달러(41억8000만원).
경기 뒤 나달은 “올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믿기지 않는다. 몇년 동안 약간의 트러블, 부상, 그리고 좋지 않는 경기력을 보인 후, 올 시즌 시작 이후 매우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나달과 같은 1988년생인 앤더슨은 “우리가 동갑이지만 나는 나달의 경기를 평생봐온 것 같다. 그만큼 나달은 나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이자 상대하기 힘든 선수였고 오늘 그런 점을 또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달은 2014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페더러에 2-3으로 아쉽게 져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두차례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정규투어(ATP) 투어에서도 그랜드슬램대회 바로 아래 등급대회인 마스터스 1000시리즈 2회 우승(마드리드, 몬테카를로)을 포함해 3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56승9패를 기록했다. 2004년 첫 우승을 거둔 이후 정규투어 남자단식 통산 74회 우승기록을 보유중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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