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슬론 스티븐스가 8일 오전(한국시각) 2017 유에스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 37살 노장 비너스 윌리엄스를 2-1로 누른 뒤 환호하고 있다. 뉴욕/USA 투데이 연합뉴스
아무리 강타를 친다 해도, 상대가 끊임없이 막아내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게 테니스 경기다.
8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유에스(US)오픈 여자단식 4강전이 그랬다. 세계 83위인 슬론 스티븐스(24·미국)는 이날 37살 베테랑 비너스 윌리엄스(세계 9위·미국)를 맞아 끈질길 수비 플레이로 2-1(6:1/0:6/7:5)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스티븐스는 이날 1세트를 6-1로 따내며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2세트 강타가 살아난 윌리엄스에 밀려 0-6으로 내줬다. 그러자 3세트 들어서는 공격보다는 수비로 노장 윌리엄스를 지치게 하려는 작전으로 나섰고, 그것은 적중했다. 둘은 게임스코어 5-5로 팽팽히 맞섰으나, 스티븐스가 11번째 게임에서 신들린 듯한 수비로 윌리엄스를 무력화시키며 결국 7-5로 이겼다. 강타로 일관하던 윌리엄스는 긴 랠리 끝에 스트로크 실수를 잇따라 범하며 무너졌다.
스티븐스는 2013년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미국 여자테니스의 기대주로 떠올랐고, 그해 세계 11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왼발 골절로 제동이 걸렸고, 지난 7월에는 세계랭킹 90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윔블던 본선 진출에 오르는 등 포인트를 쌓아 세계 83위까지 회복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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