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뉴욕시티 퀸스 거리의 주차장에서 공을 치라고 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지난해 초 호주오픈 뒤 약물복용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뒤 올해 4월 코트에 복귀한 마리야 샤라포바(30·146위·러시아). 그가 2017 유에스오픈(US)오픈 여자단식 16강(4라운드)에 오른 뒤 자신을 비난했던 특정선수를 겨냥해 한 말이다. 샤라포바는 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우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회전에서 러시아 출신 소피아 케닌(19·미국)을 2-0(7:5/6:2)로 누른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가 경기 스케줄을 만들지 않는다”며 주차장 플레이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샤라포바가 비판한 선수는 다름 아닌 세계 5위 캐롤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 보즈니아키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약물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샤라포바에게 센터코트를 배정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라며 대회 주최 쪽을 향해 샤라포바를 간접 비난한 바 있다. 17번 코트에서 2회전을 치른 보즈니아키는 “세계랭킹 5위가 외곽 코트에서 밤 11시 넘은 시간에 경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코트 배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세계 146위에 불과한 샤라포바가 코트 복귀 뒤 처음 출전하는 그랜드슬램대회인 이번 유에스오픈에서 센터코트(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또한 샤라포바가 예선도 거치지 않고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에 오른 것에 대한 비판이기도 했다. 샤라포바는 1회전부터 3회전까지 모두 센터코트에서 경기를 치렀다.
16강에 당당히 오른 2006년 이 대회 챔피언 샤라포바는 “나는 쾌 큰 경쟁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16강(4라운드)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 선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보즈니아키를 에둘러 비판했다. 샤라포바는 아나스타시야 세바스토바(17위·라트비아)와 16강전에서 맞붙는다. 경기 장소는 역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