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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룽·장지커 가르친 코치님 오셨네

등록 2017-08-09 16:20수정 2017-08-09 21:33

여자탁구 재건 도우미로 나선 중국인 종진용 코치
18년 동안 중국 남녀 국가대표 1, 2팀 지도
7월부터 2018 아시안게임까지 안재형 감독과 호흡
“한국 탁구 회전·스피드 전반적 부족
시상대 위에 올라가도록 만들겠다”
안 감독 “훈련강도 나보다 더 세다”
중국 출신 종진용(왼쪽) 한국 여자탁구대표팀 코치가 안재형 감독과 함께 9일 오전 태릉선수촌에서 언론 인터뷰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국 출신 종진용(왼쪽) 한국 여자탁구대표팀 코치가 안재형 감독과 함께 9일 오전 태릉선수촌에서 언론 인터뷰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이 훈련 중인 9일 오전 서울 태릉선수촌 승리관. “우리의 피와 땀, 올림픽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나붙어 있는 체육관이 갑자기 부산해졌다. 방송 카메라 등 언론사 취재진의 시선이 낯선 이방인 지도자 한명한테 쏠렸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날카롭게 치라는 얘기야~” 중국통인 안재형(52) 한국 여자탁구대표팀 감독의 통역으로 이런 말을 전해주자, 이방인 코치로부터 ‘빡센’ 볼박스 훈련을 받은 이시온(21·미래에셋대우)이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끄떡인다. 이번엔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25·포스코에너지) 차례. 그도 이방인 코치가 손가락 사이에 공 2개를 끼우고 능숙하게 쳐주는 공을 받느라 정신없이 좌우를 오간다.

이방인 코치는 다름 아닌 탁구 세계 최강 중국 출신인 종진용(59).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 동안 중국 국가대표 여자 2팀 코치, 남자 2팀 코치 및 총감독, 남자 1팀 코치 등을 지낸 베테랑 지도자다. 대한탁구협회가 최근 몇년 동안 침체된 여자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중국탁구협회에 끈질긴 구애 끝에 영입해 지난 7월21일 부임했다. 중국 남자대표팀의 간판스타인 마룽, 장지커, 쉬신, 팡보 등이 청소년 시절 때 그의 지도를 받았다. 종진용 코치는 내년 8월 자카르타아시아경기대회 때까지 안재형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종진용(가운데) 코치가 이시온한테 볼박스 훈련을 시키고 있다.
종진용(가운데) 코치가 이시온한테 볼박스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시온은 “종 코치는 가령 회전을 걸라고 하면 막연한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가르쳐준다. 섬세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공의) 회전을 이용한 탁구, 일본은 박자 빠른 탁구를 구사하는데, 종 코치는 움직임이 빠르면서 회전을 주는 탁구를 강조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개인적으로 파워, 임팩트가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종 코치는 훈련 뒤 국내 취재진과의 첫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 여자탁구는 에이스가 없다. 경기력이 고만고만하다”고 지적한 뒤 “상대와 대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에이스 2명이 필요하다. (나아가 강팀이 되기 위해선) 에이스 1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에이스다운 에이스를 만들어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아경기대회 때) 시상대에 올라가게 하는 게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종 코치는 “밖에서 한국 여자팀을 봤는데,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며 “한국 여자탁구 황금기에는 날카로움과 무서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탁구에서는 스피드, 파워, 회전이 중요한데, 한국 선수들은 이런 면에서 뛰어나 보이는 선수가 없다”며 “회전과 속도가 결합된 탁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종 코치는 “내가 있는 동안 어쩌면 한국 여자탁구가 중국을 이기는 모습을 보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영원히 못 이긴다는 법은 없다. 언젠가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탁구의 강점과 관련해선 “아래 단계부터 시스템적으로 잘돼 있다. 좋은 선수를 발굴해 탑처럼 튼튼하게 쌓아간다”고 했다.

안재형 감독은 종 코치에 대해 “나의 훈련강도가 100이라면, 그는 120~130은 된다”며 “그는 한국 선수들의 훈련량이 너무 적다고 한다. 선수들이 아프더라도 뭔가 해야지 라켓을 두고 쉬는 것은 보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안 감독은 “한국 여자탁구는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두번이나 16강전에서 탈락했고,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도 8강에서 떨어졌다”며 “당장 중국을 이길 수는 없다. 종 코치와 협력해 최근 부쩍 성장한 일본을 비롯해 대만, 홍콩, 북한을 이기는 게 단기 목표”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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