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가르비녜 무구루사가 1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7 윔블던여자단식 결승에서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를 2-0(7:5/6:0)으로 누르고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런던/신화 연합뉴스
“나이는 (경기의) 요소가 아니다”라던 37살의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그러던 그도 이전 6경기에서 체력을 소모한 탓인지, 결승전 2세트 들어서는 스트로크 실수를 연발하며 자멸했다. 강서브와 스트로크, 빠른 발, 뛰어난 코트 커버능력을 갖춘 24살의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에겐 역부족이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7 윔블던(총상금 3160만파운드:463억원)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5위이자 14번 시드인 무구루사가 세계 11위이자 10번 시드인 비너스 윌리엄스의 노장 돌풍을 2-0(7:5/6:0)으로 잠재우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6년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에서 우승한 이후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정상. 우승상금 220만파운드(32억4000만원).
무구루사는 2015년 윔블던 결승전에서 비너스의 동생 서리나 윌리엄스(미국)한테 져 준우승에 머물렀던 것을 2년 만에 털어내며 처음으로 윔블던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이날 1세트에서는 둘이 자신의 서브게임을 서로 따내며 4-4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비너스가 자신의 서비스로 시작한 9번째 게임을 러브게임으로 따내며 5-4로 앞선 뒤, 무구루사의 서브게임에서도 40-15까지 리드해 승부의 추가 그에게 기우는 듯 했다. 무구루사는 여기서 힘을 냈다. 기어코 듀스를 만든 뒤 게임을 따내며 게임스코어 5-5로 동점을 만들었고, 내리 2게임을 얻어내며 7-5로 1세트를 51분 만에 마무리지었다.
2세트는 완전 무구루사가 압도했다. 무구루사의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에 비너스는 스트로크 범실을 연발했고 결국 무구루사가 6-0으로 끝냈다. 무구루사는 경기 뒤 “1세트는 쉽지 않았다. 비너스에게도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먼저 1세트를 승리하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년 전 결승에서 서리나에게 패한 뒤 그가 나에게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오늘이 됐다”고 좋아했다.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에 도전장을 냈던 비너스 윌리엄스는 2008년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 패권 탈환에 실패했다. 1980년 6월생으로 만 37살 1개월인 비너스 윌리엄스는 이날 이겼더라면 동생 서리나가 올해 1월 호주오픈을 제패하며 세운 그랜드슬램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35살4개월)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경기 뒤 비너스는 “가르비녜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그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알고 있다. 나도 동생인 서리나처럼 최선을 다했는데 다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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