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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오스타펜코, 롤랑가로스 기적 일구다

등록 2017-06-11 08:42수정 2017-06-11 21:27

2017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 쾌거
결승서 세계 4위 시모나 할레프 2-1 격파
시드 없는 선수로는 1933년 이후 처음
부모가 트레이너, 코치 맡아
“모든 것은 가능하다고 믿는다”
라트비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10일(현지시각) 2017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트로피인 ‘쿠프 쉬잔 랑클렌’을 들어올리고 있다. 롤랑가로스 누리집
라트비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10일(현지시각) 2017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트로피인 ‘쿠프 쉬잔 랑클렌’을 들어올리고 있다. 롤랑가로스 누리집
‘위너’(Winner)를 무려 54개나 폭발시켰다. 가공할 공격력이었다. 그러면서도 샷 실수(Unforced Error)를 똑같이 54개나 기록했다. 스트로크 싸움에서의 절대적 우위에도 자칫 자멸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그의 거침없고 폭발적인 강스트로크를 막아낼 수는 없었다.

라트비아 출신의 만 20살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기어코 ‘롤랑가로스에서 기적’을 일궈냈다.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의 필립 샤르티에 코트에서 열린 2017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총상금 3600만유로=452억원) 여자단식 결승전. 세계 47위로 이번 대회 내내 돌풍을 일으킨 오스타펜코는 세계 4위 시모나 할레프(26·루마니아)을 맞아 1세트를 4-6으로 내준 뒤 2세트도 0-3으로 몰렸으나 이후 괴력을 발휘하며 결국 2-1(4:6/6:4/6:3)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로써 오스타펜코는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시드를 배정받지 않는 선수가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33년 마가렛 스크리븐(영국) 이후로 84년 만이다. 생애 첫 정규 투어 우승이 그랜드슬램대회여서 기쁨은 더했다. 우승상금 210만유로(26억3800만원).

오스타펜코가 경기 중 포효하고 있다. 롤랑가로스 누리집
오스타펜코가 경기 중 포효하고 있다. 롤랑가로스 누리집
경기 뒤 오스타펜코는 “20살인 내가 챔피언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여기 있는 게 놀랍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시모나 할렙은 위대한 선수다.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는데 모든 것이 내 방식대로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거침 없는 공격 스타일러 결승전까지 돌풍을 이어온 그는 이어 “모든 것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1회전부터 7경기 동안 무려 299개의 위너를 성공시켰다. 자신의 공격적 스타일에 대해 그는 “누구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플레이 방식이다. 나의 성격이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오스타펜코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2016 리우올림픽 챔피언 모니카 푸이그(24·푸에르토리코)를 2-0(6:3/6:)로 누르고 주목을 끌기 시작했으며, 16강전에서 세계 22위 서맨사 스토서(33·호주)를 2-1(2:6/6:2/6:4), 8강전에서 전 세계 1위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7·덴마크)를 2-1(4:6/6:2/6:2), 4강전에서 세계 31위인 티메아 바친스키(28·스위스)까지 2-1(7:6<4>/3:6/6:3)으로 꺾었다. 그가 이처럼 강자를 잇따라 물리친 것은 남자보다 강스트로크 때문이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남녀 통틀어 포핸드스트로크가 평균 시속 122㎞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 세계 1위 앤디 머리(영국)의 시속 117㎞보다 빨랐다.

오스타펜코는 볼룸댄스를 하던 중 테니스를 시작했고, 아직도 일주일에 4번은 댄싱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삼바 댄스를 좋아하는 데 그것이 테니스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코치이고, 아버지가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체력을 관리해주고 있다.

오스타펜코(오른쪽)와 할레프가 시상식에서 같은 후원사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롤랑가로스 누리집
오스타펜코(오른쪽)와 할레프가 시상식에서 같은 후원사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롤랑가로스 누리집
2014년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한테 져 준우승에 그쳤던 할레프는 또다시 그랜드슬램대회 첫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할레프는 이날 스토로크 파워 대결에서 완전히 오스타펜코에 밀렸고, 수비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너는 고작 8개였고, 범실은 10개를 기록했다. 할레프는 “이기지 못해 슬프다. 그러나 대단한 경험이었다. 결승전에서 플레이를 하면서 위에 통증을 느꼈다. 그래서 아마 내가 이길 준비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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