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4일(현지시각)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17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3회전(32강전)에서 세계 9위인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와 맞서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니시코리의 노련미에 5세트를 내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지난 1월 호주오픈 때보다는 정현이 많은 성장을 한 것은 고무적이다.”(박용국 NH농협은행 감독 겸 <스포티브이>(SPOTV) 해설위원)
한국 남자테니스의 ‘희망’ 정현(21·세계 67위·한국체대)이 4일(현지시각)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이어진 2017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3회전(32강전)에서 세계 9위인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28)한테 2-3(5:7/4:6/7:6<4>/6:0/4:6)으로 졌으나, 서브·백핸드스트로크 등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 앞으로 더욱 기대를 걸게 했다. 박용국 해설위원은 “어제는 정현이 니시코리를 맞아 체력, 멘털에서 무너지지 않고 잘했는데, 오늘 경험 부족으로 졌다”며 “더 성장하려면 니시코리처럼 베이스라인에 붙어서 공을 쳐야 하고, 포핸드스트로크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은 전날 니시코리를 맞아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으나 3세트를 타이브레이트 접전(7-4) 끝에 따내며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4세트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다음날로 연기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5세트 게임스코어 1-1 상황에서 니시코리 서브 게임 때 40-15로 앞서 나가다 듀스를 허용하며 결국 게임을 내준 게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이후 2-5로 뒤지다가 4-5까지 따라붙었으나 자신의 서브 게임 때 30-40으로 매치포인트 위기에 몰린 뒤 더블폴트를 한 것도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정현이 경기 뒤 니시코리 게이와 악수를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정현은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세계 28위의 강서버 샘 퀘리(30·미국)를 3-1(6:4/3:6/6:3/6:3)로 잡은 데 이어, 2회전에서는 세계 80위 데니스 이스토민(31·우즈베키스탄)을 3-0(6:1/7:5/6:1)으로 잡고 그랜드슬램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3회전(32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2015년 유에스(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에서 두 차례 2회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비록 2014년 유에스오픈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한 니시코리에게 졌으나 그를 시종 괴롭히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이번 대회 가장 큰 수확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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