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았던 마리야 샤라포바(30·러시아)가 15개월 만에 코트에 돌아온다. 그런데 그의 복귀를 위한 특정 대회 주최 쪽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샤라포바는 24~30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총상금 71만900달러)에 출전한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1월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에서 금지약물인 멜도니엄 양성반응이 나와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멜도니엄이 2016년 1월부터 새로 금지약물에 포함된 사실을 알지 못해 나온 실수’라는 그의 해명이 받아들여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자격정지 15개월의 판결을 받았다. 25일은 그의 징계가 만료되는 날이다.
샤라포바는 대진 추첨 결과 26일 1회전에서 세계 35위 로베르타 빈치(34·이탈리아)와 만나게 됐다. 샤라포바는 1년 넘게 코트에 서지 못해 현재 세계랭킹이 없는데, 포르셰 그랑프리 대회조직위원회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보통 투어 대회는 월·화요일 이틀 동안 1회전을 마치는 것이 관례인데, 대회조직위는 샤라포바의 징계 만료에 맞춰 샤라포바의 1회전 경기를 수요일인 26일에 배정해 특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 세계랭킹 1위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는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준 것에 대해 “경멸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2회전에서 샤라포바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와일드카드가 도핑 징계 만료 선수에게 주어져서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라드반스카는 또 샤라포바에게 그랜드슬램대회 출전권을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