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샅바’ 언제 푸나…씨름 연맹 협회 분열
씨름 협회 분열·중계권료 갈등·격투기 스타선수 빼가기
씨름이 돌아온다. 올 추석에도 보지 못했던 씨름꾼들의 격렬한 몸짓을 다음달 7∼10일에는 볼 수 있게 됐다. 무대는 부산 기장체육관. 오랫 동안 씨름에 목말라 온 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난제들은 여전하다.
?5cKBS, 내년 중계권료 난색 <한국방송> 쪽은 내달 기장대회를 중계권료 없이 중계하기로 했다. 문제는 내년 중계권 협상이다. <한국방송> 이동현 중계제작팀장은 10일 “예년처럼 1년치 중계권료 12억원 정도를 지불하면서 씨름을 중계하지는 않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경우에 따라 한국씨름연맹 쪽과 협상해 개별 대회에 얼마를 지불하는 형식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지난해 638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긴축재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방송중계권료가 1년 예산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연맹에게는 치명타다. 그렇다고 방송중계를 포기할 수는 없다. 방송을 통한 홍보를 목적으로 대회를 유치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중계 없는 대회를 치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5c협회와 연맹의 불안한 동거 현재 연맹에 소속된 팀은 기존 현대삼호중공업 외에 구미시체육회와 기장철마한우 씨름단 등 3개팀. 이들만으로 대회를 치를 수 없기 때문에 연맹은 현재 대한씨름협회 쪽 팀들이 공동 참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현행 체제의 불안정성이다. 최근의 예에서 드러나듯, 협회 회장의 성향에 따라 공동 사업 추진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게다가 협회의 전임 신도연 회장과 최창식 현 직무대행이 회장직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어 그 결과에 따라 후속 대회가 어떻게 될지 알수 없다.
?5c신창 “새 대회 창설하겠다” 올 여름 씨름연맹을 탈퇴한 신창건설 씨름단 쪽은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나섰다. 정인길 단장은 지난 8일 “새로 창단될 두 개 정도의 팀과 함께 새로운 씨름대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15일께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신창 쪽의 복안이 현실화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사분오열된 씨름계는 당분간 치열한 헤게모니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 양상이 건전한 동반 경쟁이라기보다는 진흙탕 싸움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더 커 보인다.
?5c씨름계 중지를 모아라 씨름계는 기장대회를 기점으로 실마리가 풀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장지영 인하대 씨름단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연맹과 협회의 통합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일단은 정부가 현재 상황에 정책적 판단을 갖고 개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홍만에 이어 염원준 등 다른 스타 선수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격투기 쪽의 공세에 맞서 씨름 경기 자체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감독은 “씨름 규칙도 보다 빠른 경기 진행 쪽으로 바뀌어 젊은 팬 사로잡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여기에 최홍만에 이어 염원준 등 다른 스타 선수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격투기 쪽의 공세에 맞서 씨름 경기 자체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감독은 “씨름 규칙도 보다 빠른 경기 진행 쪽으로 바뀌어 젊은 팬 사로잡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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