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문성민(오른쪽)이 19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남자 플레이오프 1차전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대니를 향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승5패.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때 한국전력에 딱 한 번밖에 못 이겼다. 그나마 5연패 뒤 마지막 6라운드 때 승리(3-0)를 거둔 게 위안거리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6라운드 맞대결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이 기다리고 있는 챔프전으로 가기 위한 외나무다리 승부. 첫번째 판에서 승리한 팀은 상대 주포를 꽁꽁 묶은 현대캐피탈이었다.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은 19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에서 3위 한국전력에 3-0(25:20/25:17/25:18) 완승을 거뒀다. “오늘 경기는 길어질 것 같다”는 최태웅 감독의 예상과 달리 정규리그 상대전적을 무색하게 만드는 완벽한 승리였다. 1차전 승리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91.7%(12번 중 11번)에 이른다.
1세트 중반까지는 현대캐피탈이 도망가면 한국전력이 곧바로 따라가는 식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쫓기고 쫓는 싸움의 균열은 현대캐피탈 박주형의 가로막기에서 비롯됐다. 현대캐피탈이 16-13으로 앞선 상황에서 키 193㎝의 박주형이 벼락같이 뛰어올라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아르파드 바로티(206㎝)의 후위공격을 막아냈다. 17-13. 승기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기세를 몰아 1세트를 따냈다. 2, 3세트는 현대캐피탈의 일방적인 경기로 흘렀고 한국전력은 이렇다 할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2월 팀에 합류해 외국인 선수로는 공격력에 물음표(경기당 평균 10.1득점)가 있던 크로아티아 출신의 대니(다니옐 갈리치)가 63.16%의 공격성공률을 앞세워 팀 최다인 14득점을 올렸다. 문성민은 12득점, 박주형 또한 4개의 가로막기를 포함해 11점을 보태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뒤 최태웅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잘 뭉쳤고 대니가 좋은 경기를 해서 힘이 배가됐다”며 “대니가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박주형의 활약에 대해서는 “우리 팀 리시브가 안정된 데는 주형이의 역할이 컸다”고 칭찬했다. 박주형은 “경기 전 몸을 풀 때 가벼워서 ‘오늘 잘되겠구나’ 싶었다”며 “한국전력에 5연패를 당할 때 내가 많이 부진했다. 평소 지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돌아봤다.
한국전력은 바로티가 공격성공률 33.33%로 10득점에 그치며 완패했다. 정규리그 때 바로티는 경기당 평균 24.3점을 올렸으나 이날은 현대캐피탈에 철저히 막혔다. 전광인이 14득점을 했으나 범실도 8개 기록했다. 한국전력 전체 범실은 24개로 현대캐피탈(11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훈련한 대로 경기가 안 풀렸다”며 “문성민은 잘 막았는데 바로티와 강민웅 자리에서 공격을 많이 허용했다”고 패인을 밝혔다.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은 경기 수원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21일 치러진다.
천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V리그 전적
<남자부 PO 1차전(19일)>
현대캐피탈 3-0 한국전력
<여자부 PO 1차전(18일)>
IBK기업은행(1승) 3-1 KGC인삼공사(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