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오른쪽)가 21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제8회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중국의 판커신에게 오른쪽 정강이를 잡혀 주춤하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마지막 코너로 접어들면서 심석희(20·한국체대)는, 줄곧 1위를 달리던 중국의 판커신을 제치고 선두로 나서고 있었다. 중장거리에 중점을 두는 훈련 방식 때문에 전통적 취약 종목으로 꼽히는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심석희는 코너를 돌면서 판커신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야 했고, 갑자기 스피드가 죽었다. 판커신이 코너를 돌면서 왼손으로 심석희의 오른쪽 정강이를 잡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코너를 돈 뒤에는 심석희의 코까지 가격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의 짱이쩌가 1위(43초911)로 결승선을 끊으며 어부지리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심석희와 판커신은 경기 뒤 실격 판정을 받으며 둘 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심석희는 경기 뒤 “판커신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는데 그 부분 때문에 서로 실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중국의 견제를 충분히 대비하고 들어왔지만 그런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심석희가 여자 500m 결승에서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판커신(중국)의 팔에 얼굴을 얻어맞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2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남녀 500m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은 중국의 벽에 연달아 막히며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여자 500m에서는 금빛 기대를 모았던 최민정(19·성남시청)이 심석희·판커신, 그리고 다른 중국 선수 등 모두 4명이 벌인 준결승에서 스타트가 늦은데다, 3위를 달리던 중국 선수가 팀 희생플레이로 추월을 못하게 막아서는 바람에 결국 2위 안에 들지 못해 결승 진출에 실패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결승B에서 1위를 차지한 최민정은 결승A(4명)의 판커신과 심석희가 실격당하면서 동메달을 가져갔다. 판커신은 2014 소치겨울올림픽 때도 1000m 결승에서 박승희의 옷을 잡아채려는 동작을 펼친 바 있다. 일본의 이토 아유코(44초236)가 은메달. 최민정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여자 1000m와 1500m는 물론 이 종목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데 이번에 실패한 원인을 보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열린 남자 500m 결승에서는 서이라(25·화성시청)와 박세영(23·화성시청)이 중국의 우다징(40초764)에 이어 각각 2, 3위로 들어오면서 은·동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서이라는 40초842, 박세영은 41초182. 전날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박세영은 2관왕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우다징은 출발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로 치고 나섰고, 서이라·박세영이 추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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