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왼쪽)와 앤디 머리. 도하/EPA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지난해 테니스 4대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에서는 3명이 우승트로피를 나눠가졌다. 노바크 조코비치(30·세계 2위·세르비아)가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앤디 머리(30·세계 1위·영국)가 윔블던, 스탄 바브링카(32·세계 4위·스위스)가 유에스오픈 정상에 차례로 올랐다. 바브링카가 유에스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두고 통산 3차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조코비치와 머리의 2강 구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새해 들어서도 조코비치와 머리의 ‘용호상박’ 우승 대결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그래서 16~29일 멜버른에서 열리는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2017 호주오픈에 벌써부터 더욱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해 들어 둘의 첫 대결에서는 조코비치가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7일(현지시각) 열린 2017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카타르 엑손모바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는 2시간54분 동안의 혈전 끝에 머리를 2-1(6:3/5:7/6:4)로 잡고 새해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경기 뒤 “올 시즌 내내 만날 때마다 둘다 이런 식으로 (치열하게) 경기할 것”이라며 힘겨운 싸움을 예고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 남자프로테니스 월드투어 파이널스 우승 등으로 기세를 올리던 머리는 새해 벽두 조코비치에 덜미를 잡히며 최근 28연승 끝에 뼈아픈 첫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둘은 그동안 36차례 남자단식에서 맞붙었는데, 조코비치가 25승11패로 앞서고 있다. 머리는 이날 패배에도 “일단 몸상태가 괜찮은 건 긍정적이다. 여전히 호주오픈에서 우승할 수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머리는 통산 44회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9차례 우승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반면 조코비치는 통산 67회 우승을 올렸는데 지난해는 7차례 우승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누가 웃을까? 머리가 호주오픈 통산 7회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를 잡고 세계 1위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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