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서건창, 양의지, 김재호, 김재환, 최형우, 김주찬, 김태균, 최정. 1루수 부문을 차지한 에릭 테임즈와 투수 부문을 차지한 더스틴 니퍼트는 이날 불참했다. 연합뉴스
2011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해 벌써 6번째 시즌. 그동안 ‘니느님’으로 불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더스틴 니퍼트(35)가 황금장갑까지 거머쥐며 대미를 장식했다.
니퍼트는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케이비오(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에서 최다 득표(유효 345표중 314표)와 득표율(91.55%)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개인 첫 황금장갑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4번째 수상. 니퍼트는 올 시즌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 승률(0.880) 등 3관왕을 차지해 이미 2016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한 니퍼트는 “올 시즌 함께한 팀 동료와 감독, 팬들께 감사드린다”며 소감을 대신 전했다. 니퍼트와 최다 득표 경쟁을 펼친 ‘타격 3관왕’ 최형우(33·KIA)는 312표를 얻은 두산 포수 양의지(29)에 이어 311표로 3위를 기록했다. 역대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수는 2007년 두산 소속으로 외야수 부문에서 이종욱(NC)이 기록한 350표다. 최고 득표율은 2002년 지명타자 부문에서 마해영(당시 삼성)이 유효표 272표 중 270표를 획득해 기록한 99.26%이다.
최형우는 외야수 부문 3명 중 최다 득표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그는 올해 삼성에서 뛰면서 타율(0.376), 타점(144개), 최다안타(195개)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FA)으로 기아로 이적하며 몸값 ‘100억 시대’를 열기도 했다. 팀을 옮겨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최형우가 9번째다. 수상 뒤 최형우는 “올해 여러 시상식에서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기쁨을 느낀 것 같다”면서 “오늘 수상을 끝으로 2017시즌 기아의 최형우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형우와 더불어 외야수 부문에선 202표를 얻은 김재환(28·두산)과 100표를 받은 김주찬(35·KIA)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김재환은 시상식 전 “만약 지난해 이 시점에서 누군가가 당신에게 오늘 이 자리에 설 것 같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해줬을 것 같다”며 시상식 참석 자체를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그러던 그는 수상이 결정되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으로 두산의 거포로 거듭났다. 김주찬은 타율 0.340, 177안타, 23홈런의 성적으로 외야수 4위 한화 이용규(84표)를 16표 차이로 제쳤다.
포수 부문에선 압도적인 표차로 양의지(312표)가 선정돼 3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 양의지는 두산의 최강 선발진 ‘판타스틱4’를 리드하며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고 타격에서도 타율 0.319, 22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그 자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 부문의 강력한 맞수였던 강민호(롯데)는 수비 출장 경기 수 부족으로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유격수 부문에선 김재호(198표)가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재호는 이날 페이플레이상도 받았다. 3루수는 최정(138표)이, 2루수는 서건창(122표)이 수상했다. 1루수 골든글러브는 엔씨(NC)에서 뛰다 시즌 종료 뒤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한 에릭 테임즈(244표)의 차지였다. 외국인 선수로는 첫 2회 연속 수상. 지명타자는 김태균(한화)이 215표로 이승엽을 제치고 8년 만에 수상했다. 김태균은 그동안 1루수 부문에서 박병호, 테임즈 등에게 밀렸다.
이날 가장 많은 황금장갑을 차지한 구단은 21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룬 두산이었다. 두산은 니퍼트, 양의지, 김재환, 김재호까지 4명이 수상했다. 이어 기아가 2명(최형우·김주찬)으로 뒤를 이었다. 기아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낸 건 4년 만의 일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총 66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해 이 부문 역대 1위를 기록 중인 삼성은 올해 단 한 명도 상을 받지 못했다. 삼성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 건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권승록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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