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전광인(왼쪽)이 1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경기에서 우리카드 최홍석을 상대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2016~2017 V리그 남자부 초반 복병은 단연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이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으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최홍석(우리카드), 전광인(한국전력) 등 토종 레프트 공격수를 앞세워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두 팀은 중·상위권을 오르내리며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등 전통의 강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시즌 전적에서 나란히 4승3패를 기록하고 있던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은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4세트 듀스 접전 끝에 환호한 팀은 한국전력이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바로티의 좌우 공격과 안정된 수비를 앞세워 우리카드에 3-1(14:25/25:22/25:22/26:24)로 역전승을 거뒀다. 1라운드 패배를 설욕하면서 승점 3점을 획득해 대한항공(6승1패·승점 17)에 이어 2위(5승3패·승점 14)로 올라섰다.
1세트는 의외의 상황이 빚어졌다. 우리카드가 가로막기로 한국전력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박상하가 3개의 가로막기를 성공시키는 등 7개를 잡아냈다. 반면 팀 가로막기 1위(세트당 2.72개) 한국전력은 단 1개의 가로막기도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2세트부터 세터 강민웅의 토스가 살아나고 리베로 오재성이 결정적일 때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를 해내면서 반격을 가했다. 2, 3세트를 내리 따낸 한국전력은 4세트 초반 밀렸으나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가며 동점을 만들고 25-24에서 파다르(우리카드)의 오픈 공격을 윤봉우가 가로막기 하면서 경기를 매조졌다. 바로티가 23득점을 올렸고, 전광인이 20득점을 보탰다.
한국전력은 가로막기(9개)에서는 우리카드(13개)에 뒤졌으나 서브 득점(5개)에서는 오히려 앞섰다. 팀 서브 1위(경기당 1.28개) 우리카드의 이날 서브 득점은 3개뿐이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강민웅이 2세트부터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고 리베로 오재성이 수비를 잘해줬다. 방신봉도 (2세트 중반부터) 들어가서 가로막기를 잘해줬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최홍석(25득점·공격 성공률 63.88%)이 제 몫을 다했으나 파다르가 37.5%의 저조한 공격 성공률로 17득점에 그치면서 삼성화재를 19경기 만에 눌렀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전 경기까지 파다르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25.29점이었다. 우리카드는 공격 성공률(50.93%)에서는 한국전력(44.86%)에 앞섰으나 팀 범실이 28개(한국전력 22개)에 이르렀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왼쪽(최홍석)에서는 득점이 잘 나왔는데 반대쪽(파다르)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상대는 왼쪽(전광인), 오른쪽(바로티)에서 공격이 괜찮았다”고 패인을 밝힌 뒤 “파다르가 부진한 이유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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