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미디어데이에서 마라트 사핀(왼쪽부터), 피트 샘프러스, 패트 캐시, 존 매켄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57·미국), ‘코트의 황제’ 피트 샘프러스(45·미국), 러시아의 테니스 영웅 마라트 사핀(36), 1987년 윔블던 남자단식 챔피언 패트 캐시(51·호주)…. 왕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를 호령하던 4명의 스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2~13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에스케이(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 챔피언스 투어 기아 챔피언스컵에 출전하기 위해 방한했는데, 11일 오후 이곳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출전 소감을 밝혔다.
1992년 앤드리 애거시(미국)와의 시범경기 이후 2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매켄로는 “다시 한국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내일 경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음날도 경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매켄로는 대회 첫날인 12일 패트 캐시와 맞붙는다.
2007년 로저 페더러(스위스)와의 시범경기 이후 9년 만에 한국을 찾은 샘프러스는 “그때도 좋은 기억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내일 즐겁게 경기를 치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샘프러스는 첫날 낮 12시30분 특설코트에서 사핀과 격돌한다. 이 경기 뒤 매켄로-캐시의 경기가 이어진다. 4명이 첫날 대결한 뒤 다음날 승자끼리 결승전, 패자끼리 3~4위전을 치러 우열을 가린다. 대회 기간 이틀 동안 오전 11시30분부터는 경기장 외부 부스에서 팬사인도 열린다.
존 매켄로(앞)가 11일 오후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스페셜 오프닝 매치에서 한국 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 유진선-이형택 짝을 맞아 공을 받아내고 있다. 뒤는 그의 파트너인 마라트 사핀. 연합뉴스
현역시절 ‘서비스 앤 발리’로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 14회 우승 금자탑을 쌓은 샘프러스는 자신의 장점이던 서브에 관련해 “서브는 처음에 공을 띄우는 토스부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공 토스가 일관되지 못하면 좋은 서브가 들어가기 어렵다”고 팁을 줬다. 2000년을 전후해 한국 남자테니스 간판 이형택과 두차례 대결했던 샘프러스는 “2000년 유에스(US)오픈 16강전이 기억난다. 당시 이형택은 매우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였다”고 회고한 뒤 “그와 맞대결에서 타이브레이크도 두 세차례 갔다”고 했다. 샘프러스는 이날 한국 주니어 선수들을 상대로 원포인트 레슨을 하기도 했다.
매켄로는 기대주 정현(20·한국체대)에 대한 질문에 “부상 때문에 한동안 못 나오다가 최근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래가 밝은 선수로 아시아권 선수 가운데 기량이 단연 돋보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현을 가르쳐 보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정식 제안을 받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풀타임은 어렵고, 하더라도 파트타임”이라며 “서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도 지적했다.
유진선(왼쪽)-이형택 짝이 매켄로-사핀과 맞서 복식 경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사전 경기로 열린 매켄로-사핀과 유진선(54)-이형택(40)의 시범경기에서는 매켄로-사핀이 게임스코어 8-3으로 승리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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