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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규 “몸이 안 아프니 테니스가 됩니다”

등록 2016-11-09 17:48수정 2016-11-09 22:23

〔통통스타〕잦은 부상 회복 국내 최강 다시 우뚝
한국선수권, 춘천오픈 등 올해 남자단식 4관왕
“그랜드슬램 출전,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진출 목표”
“이형택 선배 그랜드슬램 16강 기록도 깨야죠”
임용규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임용규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현, 정윤성, 홍성찬, 이덕희…. 자신보다 5~7년 아래의 후배들이 남자 테니스 기대주로 뜨고 있을 때, 그는 부상과의 전쟁을 하고 있었다. 테니스가 좀 되는가 싶으면 번번이 발 부상이 찾아왔다. 2010년 이후 최근 6년 사이 발목 인대가 끊어지기도 하고, 발등에 뼛조각이 생기고, 발가락에 피로골절도 생겼다. 테니스는 발이 생명인데 자연히 성적은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5년 후배인 정현과 남자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다시 날아오르는 듯했으나 이후 다시 찾아온 발 부상으로 시련을 맞았다. 그의 이름도 점차 언론과 팬들의 뇌리에서 희미해져만 갔다.

그러던 그가 올해 들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국내에서 열린 퓨처스 투어와 각종 대회에서 남자단식 우승을 휩쓸며 침체에 빠진 한국 남자 테니스에 희망가를 울리고 있다. 2006년 혜성처럼 등장해 남자 테니스 간판으로 활약해온 임용규(25·당진시청) 얘기다. 임용규는 지난달 23일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열린 제71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송민규(국군체육부대)를 2-0(6:3/7:6<4>)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 이어 지난 5일 춘천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나정웅(국군체육부대)을 2-0(6:2/6:1)으로 제치고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안성퓨처스, 대구퓨처스까지 포함하면 올해 4차례 정상을 차지한 셈이다. 설재민(KDB산업은행)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에서도 터키퓨처스, 안동오픈, 안성퓨처스, 한국선수권에서 연이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임용규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임용규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임용규는 이제 국내 무대에만 안주하지 않고 해외 투어에 적극 나서 랭킹포인트를 끌어올려서 남자프로테니스(ATP) 정규 투어에 진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그를 만났다. “이제 몸이 아프지 않으니 성적이 나는 것 같아요. 항상 잘할 때 부상당해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해 왼발 피로골절 때문에 5월 발에 핀을 박고 겨울에 핀을 뽑는 수술까지 받은 그였다.

“체력이 되니까 테니스 잘됩니다. 스트로크·발리·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있어요. 기술적으로 안 되는 것은 특별히 없습니다.” 그는 “기복이 있는 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괜찮다”며 컨디션이 상승세임을 내비쳤다. 특히 서브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정확히 재어보지는 않았는데, 최고 시속 230㎞까지 나왔어요. 평균 200㎞ 중·후반대는 나오는 것 같아요.”

임용규는 안동중 3학년 때인 2006년 두각을 나타냈다. 기라성 같은 고교 선배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주니어테니스대회인 장호배 남자단식을 제패한 것이다. ‘제2의 이형택’이 나타났다고 한국 테니스계가 떠들썩했다. 내친김에 그는 안동고 3학년 때 ‘장호배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도 달성했다. 만 19살로 명지대 1학년 때인 2010년에는 부산챌린저대회 남자단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최연소 챌린저대회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임용규는 특별히 단점이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서비스, 스트로크, 발리 등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 스스로는 “서브나 파워풀한 플레이를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경북 영주 태생으로 경북 안동서부초 2학년 때 헬스장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전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이름을 날렸다. 신체조건은 1m84, 83㎏으로 테니스 선수로는 적합한 체구다.

임용규가 활짝 웃고 있다. 스포티즌 제공
임용규가 활짝 웃고 있다. 스포티즌 제공
향후 목표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내년에 그랜드슬램대회에 진출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예선부터라도 출전해서 본선에 나가고 싶어요. 그러러면 해외 투어에 많이 나가 랭킹포인트를 많이 올려야 합니다. 1년에 25~27주 정도는 투어에 나갈 생각입니다.” 그동안 부상 등으로 해외 투어에 많이 나가지 못해 현재 세계랭킹은 500위권으로 밀려 있다. “한국에서는 제 나이가 많다고 하는데, 외국에서는 아직 테니스 선수로는 어린 나이입니다. 스탄 바브링카(31·스위스)도 그랜드슬램 우승을 늦게 했잖아요. 내년에 잘할 수 있지만 내후년에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좋아질 것입니다.” 그는 “이형택 선배가 달성한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 16강 진출 기록도 깨고 싶다. 테니스 선수면 누구나 그런 기록을 깨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대표로서의 꿈도 계속 있다고 했다. “테니스 시작할 때 꿈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국가대표를 하고 싶어요. 내년 한국이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에 진출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올림픽에도 나가 뛰고 싶고요.” 숱한 우승을 차지한 그는 가장 기억나는 우승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라를 대표하는 시합에서 금메달 따는 것이었다. 제 테니스 인생의 최대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목표는 달성했다”고 했다.

임용규의 좌우명은 “죽기 살기 아닌 죽기로 하자”라고 한다. 경기가 안 풀릴 때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자신처럼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가 롤모델이라는 임용규는 한국 테니스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물론 저희가 먼저 잘해야겠지만, 경기 때 팬들이 많이 와서 응원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당진시청의 후원에다 자신이 받은 상금 등으로 홀로 해외 투어를 뛰는 그는 또 “기업들이 테니스 선수에게도 많은 후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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