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최순실씨의 지인이나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전 차관이 문체부 내부나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등 직접 영향력이 미치는 부분에서뿐만 아니라 체육 관련 학회나 새로 만들어지는 체육단체 등에 자신의 사람을 앉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자인 케이(K)토토 내부 관계자는 9일 “김종 전 차관의 인사청탁으로 지난해 7월 2명의 직원을 채용한 바 있다. 한명은 언론인 출신으로 고문으로 있었고, 다른 한명은 하아무개씨로 스포츠단 차장으로 근무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고문은 대외적으로 드러나 있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스포츠단에 근무하던 하아무개 차장은 최근에야 알았다”고 했다.
김종 전 차관의 인사청탁 요구는 케이토토에 꽂혔고, 문체부 산하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관리를 받는 케이토토 입장에서는 김종 차관의 의사를 압박으로 여겨 자리를 만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세계일보>는 “하씨가 최순실과 매일 같이 다닐 정도로 ‘절친’이다.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미국 뉴욕 여행까지 다닐 정도였다”고 보도하면서 최순실씨의 배후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하씨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다녔던 경복초등학교에서 학부모회장을 맡으면서, 시차가 있지만 역시 학부모회장을 맡았던 최씨와 인연을 쌓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씨는 올해 8월31일 케이토토를 사직했지만 더 좋은 곳으로 영전을 했다. 순천향대 교양학부인 향설나눔대학에 체육 관련 조교수로 임용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티브이>는 “하씨가 순천향대 교수로 임용되기까지는 김종 전 차관과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순천향대가 5월 교육부 프라임사업에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하씨의 전공 분야인 한국체육사학회에 참가하는 한 대학교수는 “하씨가 한국체육사학회에서 4년 전부터 등장해 꾸준히 활동하고, 사무국장도 맡았다. 업적이 대단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토토에도 취직하고 순천향대 교수로 가면서 배경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누군가 김기춘과 친하다는 말도 한 것 같다”고 했다. 순천향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인 2014년 2학기부터 1년간 김종 전 차관이 재직했던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서 강의하면서 특혜를 받기도 했다. 케이토토 관계자는 “주중 2일은 학교 강의를 나갈 수 있도록 배려를 받았다”고 밝혔다.
순천향대는 “하씨의 임용 과정은 교양학부인 향설나눔대에서 임용 요청이 와서 이뤄졌다. 심사위원회를 꾸려 교수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글 김창금 기자, 대전/송인걸 기자
kimck@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