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머리가 6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비엔피(BNP) 파리바 마스터스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존 이스너를 누르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이제 그의 시대가 온 것인가?
무려 122주 동안 세계 테니스 남자단식 1위를 달리던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의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고, 그 자리를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29)가 차지했다. 머리는 지난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비엔피(BNP) 파리바 마스터스(총상금 374만8925유로) 마지막날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존 이스너(19위)를 2-1(6:3/6:7<4>/6:4)로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을 자축했다. 올해 8번째이자 통산 43번째 정규 투어 단식 우승이다.
머리는 1973년 랭킹포인트 제도가 도입된 이래 사상 두번째 고령(29살5개월)에 남자단식 세계 1위가 됐다. 앞서 1974년 호주의 존 뉴컴이 30살11일의 나이에 1위에 오른 바 있다. 머리는 7일 발표된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1만1185점을 얻어 1만780점의 조코비치를 제쳤다. 2009년 8월 세계 2위에 올랐던 머리는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16위·스위스), 라파엘 나달(8위·스페인) 등에 밀려 한 번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조코비치가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추락을 거듭하는 사이 윔블던과 2016 리우올림픽에서 연거푸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지존의 자리까지 등극했다. 머리는 “나의 팀과 가족들에게 이번에 세계랭킹 톱에 오른 것은 놀라운 여정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희생이 나를 경쟁하게 했고 세계를 돌아다니게 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한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테니스 기자인 사이먼 브리그스는 “노박 조코비치가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앤디 머리는 모든 면에서 넘버원이었다. 그는 플레이나 아우라(기운), 라커룸 등에서 지배적이었다. 어느 누구나 머리와 플레이하기를 원치 않았다. 차라리 조코비치와 상대하고 싶어했다”면서 머리의 위대함을 표현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