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왕국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요즘 젊은이들은 권투를 하려 하지 않아요. 그래도 지난 50년 권투선수 생활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지금은 전설이 된 한국프로권투의 영웅 유명우와 김철호 등 세계챔피언을 네명이나 조련해 낸 김진길(65) 대원체육관 관장이 세계권투협회(WBA)에서 주는 ‘세계 최우수 트레이너상’을 받는다. 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84차 세계권투협회 연례총회에서 권투 지도자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을 받는 김 관장은 한국프로권투의 ‘살아 있는 역사’이다.
15살 때 권투를 시작해 10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1965년부터 40년간 지도자로 살아온 김 관장의 손을 거친 역대 세계챔프는 세계권투협회 주니어플라이급 유명우와 김환진, 세계권투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김철호 등 3명이다. 현재는 한국 유일의 프로권투 세계챔피언인 지안진(세계권투평의회 페더급)도 그의 제자이다.
1970~80년대 한국프로권투 전성기대의 주역이었던 유명우 등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김 관장으로부터 권투를 배웠다. 제자들의 강한 주먹을 평생 받아줘 팔 관절은 물론 치아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통증을 안고 사는 김 관장. 그는 “권투가 아무리 헝그리 운동이라 하더라도 걸출한 선수들이 계속 나와 권투강국의 이름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관장이 1977년부터 서울 봉천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원체육관에서는 유명우의 아들 승민(17)군 등 청소년들이 ‘한국 권투의 화려한 부활’ 꿈꾸며 땀을 흘리고 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