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라라 아루아바레나가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 2016 우승트로피를 안고 좋아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어! 저 선수 봐, 포핸드스트로크를 계속 슬라이스로 깎아치잖아. 완전 변칙이네.”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정규 투어인 ‘코리아오픈 2016’(총상금 25만달러) 단식 결승전이 열린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 뜨거운 햇살 아래서 세계 55위 모니카 니쿨레스쿠(29·루마니아)와 90위 라라 아루아바레나(24·스페인)가 펼친 ‘이색 대결’에 6000여명(대회본부 추산)의 팬들은 테니스의 새로운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른손 포핸드를 독특한 슬라이스 타법으로 치는 니쿨레스쿠가 32강전부터 연승하면서 결승에 올라 그의 우승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루아바레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출신인 아루아바레나는 1세트를 6-0으로 잡은 뒤 2세트 2-6으로 내줬으나 3세트 다시 6-0 승리를 거두며 우승 상금 4만3000달러(4700만원)를 거머쥐었다. 그는 2012년 클라로오픈(콜롬비아 보고타) 이후 4년7개월 만에 정규투어 대회 단식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코리아오픈에서 연이어 복식 우승을 거둔 바 있기에 기쁨은 더했다. 아루아바레나는 상대의 포핸드를 받기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전에 이미 두번 맞붙어 1승1패를 기록한 바 있다. 상대를 이미 알고 나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경기 뒤 시상식에서 그는 “팬들이 많이 와서 기쁘다. 내년에도 다시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아루아바레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 “2013년 장수정과 코리아오픈 8강전에서 만나 이겼는데 좋은 선수이고 플레이를 잘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테니스를 즐겼으면 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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