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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오디세이] 여자테니스 봄날은 다시 올까요?

등록 2016-09-18 17:38수정 2016-09-18 22:08

한국 여자테니스 기대주 장수정·한나래·이소라
2016 코리아오픈 와일드카드로 출전 선전 다짐
이소라(왼쪽부터), 장수정, 한나래가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 미디어룸에서 2016 코리아오픈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이소라(왼쪽부터), 장수정, 한나래가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 미디어룸에서 2016 코리아오픈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추석 연휴인 지난 17일,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정규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 2016’이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개막돼 9일 동안의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18일 본선이 아닌 예선 몇 경기가 열렸는데도, 적지 않은 테니스 팬들이 코트를 찾아 세계 상위권 투어 선수들이 공 치며 훈련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등 열성을 보였습니다.

코리아오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해 대회 개최가 불투명했지만,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7억여원을 받게 돼 명맥은 유지했다고 합니다. 내년에도 스폰서가 나서지 않으면 더는 한국에서 여자프로테니스 정규투어 대회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이진수 토너먼트 디렉터는 안타까워하더군요. 올해 총상금 규모는 25만달러로 다른 투어 대회에 비해 적은 편인데, 세계 25위로 지난해 챔피언인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루마니아)를 비롯해, 호주오픈 8강까지 올랐던 장솨이(중국), 카밀라 조르지(이탈리아),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 등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출전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선수들은 여전히 들러리 신세를 벗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한성희·박상희 등이 17~18일 본선 출전을 위해 예선에 나섰지만 한 명도 32강이 겨루는 본선 출전권을 따지 못했습니다. 대회 개최 쪽 배려로 장수정(21·대구 사랑모아병원), 한나래(24·인천시청), 이소라(22) 등 국가대표 3인방이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출전하게 된 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19일 벌어지는 본선 1회전부터 장수정이 베구, 한나래가 조르지를 만나게 돼 2회전 진출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18일 미디어룸에서 열린 이들 3명의 공식 기자회견은 한국 여자테니스의 힘겨운 처지를 확인하는 자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3명 모두 입이라도 맞춘 듯 “와일드카드로 뽑아줘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부터 꺼낼 정도였습니다. 주로 챌린저급 해외 투어 대회에서 뛰는 장수정은 한국 선수들이 정규투어에서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큰 대회 경험은 무시 못한다. 세계 상위권 선수들이 중요할 때 우리보다 풀어나가는 노하우를 더 아는 것 같다”며 경험과 경기운영 능력을 꼽았습니다. 그는 “저희도 경험하다 보면 100위권 안에 들어갈 것이다. 올해 150위가 목표였는데 120~130위는 가능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투어 코치가 한국에 거의 없다. 팀에도 감독만 있다. 한국은 열악하다”고 아쉬움도 털어놨습니다. 이소라는 “(상위권 선수들과) 경험 차이도 있다”며 “위에 잘해주는 선배가 있었으면 잘 따라갈 텐데, (정)현이도 그렇게 안타깝다. 우리 또래가 잘해서 올라가 잘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정이 해외 투어에 혼자 다녀요. 가끔 조윤정 코치가 같이 다니기는 하지만 혼자 모든 걸 해야 해요. 힘들죠. 테니스협회 지원도 3개월 정도 받았다가 끊겼어요.” 앞서 취재 카드를 받으러 갔다가 만난 장수정의 아버지가 한 말이 기자회견 뒤에도 줄곧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조윤정 이후 스타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한국 여자테니스. 후원이나 체계적 지원 없이 선수들의 열정에만 기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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