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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샙과 대결, 내 인생을 건다”

등록 2005-10-31 17:58수정 2005-10-31 18:03

“밥 샙과 대결, 내 인생을 건다” 5일 K-1서 맞붙는 김종왕
“밥 샙과 대결, 내 인생을 건다” 5일 K-1서 맞붙는 김종왕
5일 K-1서 맞붙는 김종왕
종합격투기 1세대
외판원·레슬러 전전에
부상·사업실패로 좌절
“실신않는한 포기없다”

아무리 안풀리는 인생이라도 한 번의 기회는 찾아오게 마련이다. 종합격투기 선수 김종왕(32·185㎝,120㎏)이 그 유명한 ‘야수’ 밥 샙(31·미국)과의 대결을 받아들인 이유다. 그는 “격투기 선수로서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종왕은 이번주 토요일(5일) 오후 7시 서울 송파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케이원(K-1) ‘히어로스’ 대회에서 ‘야수’와 맞붙는다.

상대적으로 무명인 그가 거물 선수와 맞붙어 이기면 ‘대박’이다. 반면 무시무시한 주먹에 몇 대 맞고 그냥 쓰러졌다간 격투기 인생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는 싸울 수밖에 없다.

용인대 유도학과를 1993년에 들어간 김종왕은 4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일본 격투기 ‘판크라스’에 진출해 3년여간 활동한, 종합격투기 1세대다. 하지만 일본어 한마디 할 줄 모르는 그가 그 곳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았을리는 만무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유도장을 차리는가하면 작은 의료회사 외판원을 거쳐 프로레슬러 생활도 해봤으나 모두 여의치 않았다. 다시 외국무대 문을 두드렸는데 이번에는 주먹에 큰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라야했다.

2003년엔 자신의 이름을 딴 격투기 대회를 만들어보자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솔깃해 자신이 가진 1억7천만원에 형 돈까지 빌려 투자했으나 대회가 무산되며 결국 모두 날리고 말았다. 그로선 ‘아~!, 내 젊음은 이렇게 날아가는 건가’싶었다. 김종왕은 “지난해 1회 글래디에이터 대회에 나가 이긴 뒤에는 링 위에서 펑펑 울었다”며 “그 땐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2회 대회가 대진까지 나온 상황에서 무산돼, 그는 다시 한번 쓰디쓴 좌절을 맛봤다.

저무는 듯하던 그의 격투기 인생 앞에 밥 샙이 또 다른 기회로 다가왔다. 주최 쪽에서도 김종왕이 이기리라고 예상하진 않지만, 그럴수록 그는 꼭 이겨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작전도 섰다. 물러서지 않고 함께 주먹을 날리면 밥 샙은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는 게 그의 비디오 분석 결과다. 경기 시작부터 화끈한 타격전을 펼치기 위해 전문 타격 코치에게서 수업도 받고 있다.

밥 샙도 나름대로 이를 갈고 있을 게 틀림없다. 그는 최근 최홍만에게 판정패하며 한국인 선수에 대한 적개심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에 있는 자신의 체육관(김종왕엠엠에이스쿨)에서 만난 김종왕은 “인터넷 글들을 보니, 5일이 내 제삿날이 될 것이라거나 내가 케이오패 할 거라고 그러던데 아직까진 그런 시각이 당연하다”며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내게 두려움은 없어요. 실신하지 않는 이상 링에서 내려오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단호하다. 순간 김종왕의 머릿 속에는 아들의 승리를 위해 한약을 지어다주시는 홀어머니의 얼굴도 스쳤으리라.


“이번엔 이기더라도 절대 울지 않겠어요. 꼭 웃으며 링을 내려와야죠.”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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