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미터 예선 경기를 4위로 마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지금 치고 나와야 합니다.”
박태환(27)의 스승 노민상 <에스비에스> 해설위원은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막판 50m를 남겨놓고 이렇게 주문했다. 이전 올림픽에서 박태환의 강력한 후반 추진력을 지켜본 팬들도 옆 레인의 쑨양을 쫓아 치고 나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막판 스퍼트는 없었다. 6조 예선 4위(3분45초63)로 1~6조 예선 경쟁자들 가운데는 5위로 본선행 8위 안에 들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마지막 7조 선수들 가운데 박태환보다 앞선 기록의 선수가 다수 나오면서 전체 예선 10위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로 자유형 400m에서는 절대 강자였지만, 도핑 징계와 징계 해제 뒤 준비 부족의 영향이 발목을 잡았다.
박태환은 예선 탈락 뒤 “최선을 다했는데,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을 뛰고 오랜 기간 큰 경기를 못 뛰었다. 아무래도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기회를 어렵게 얻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좀더 빨리 대표팀 출전 자격을 획득해 일찍부터 훈련에 나섰다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박태환은 이날 예선 6조 3번 레인에서 출발했고, 바로 옆 4번 레인에는 맞수 쑨양이 버티고 있었다. 출발 반응 속도는 0.64초로 6조 8명 중 가장 빨랐고 첫 50m를 돌 때는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지만 100m 시점부터 선두에서 조금씩 밀려났고, 300m까지 치고 나오지 못했다. 막판 100m에서 폭발력을 내야 했지만 치고나갈 수는 없었다.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은 27초20으로 1위 쑨양(27초11)에 이어 2위였지만 최종 순위 4위를 바꿔놓지는 못했다. 쑨양은 전체 4위로 결승에 올라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쑨양에게 더 따라붙었어야 하는데 같이 스퍼트를 못 했다. 2년간 공백도 있었고 훈련 시간도 많지 않았던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결승에 가지 못했다는 게 와 닿지 않는다.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민망하다. 지금 기분이 왔다 갔다 한다.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했다. 노민상 해설위원은 “4년을 준비해도 안 되는데 그동안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막판에 태환이 특유의 스타일이 안 나오더라”고 아쉬워했다.
박태환의 앞으로 자유형 100m·200m·1,500m까지 세 종목을 더 뛴다. 8일에는 자유형 200m 예선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주력 종목이고, 그동안 가장 많이 신경을 써온 400m에서 훈련량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메달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박태환은 ”좀 더 스퍼트 해야 한다. 모든 분들께 ‘어렵게 갔는데 잘 했구나!’라는 생각을 해드리게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리우/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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