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21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주코프스키에서 열린 러시아 육상컵대회에서 경기 시작 전 잠시 휴식 중인 러시아 선수들의 모습. 이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을 상대로 낸 리우 올림픽 출전금지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으며, 러시아 당국과 선수들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주코프스키/AP 연합뉴스
출전 금지? 출전 허락?
러시아의 2016 리우올림픽 출전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이 임박했다. 아이오시는 25일(한국시각) 집행위원회를 열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아이오시 퇴출과 육상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출전 금지에 대한 사안을 논의하게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아이오시는 심각한 내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카스)가 지난 21일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손을 들어주자 러시아는 ‘정치적 결정’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도핑과 무관하게 올림픽 출전을 위해 지금껏 힘들게 훈련을 해온 선수들까지 출전 정지를 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고, 비탈리 뭇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법적 근거가 없는 편향된 판결”이라며 민사법원에 제소할 뜻까지 밝혔다.
러시아는 2012 런던올림픽 때 육상에서 16개 메달(금메달 7개)을 따냈다. 하지만 카스의 이번 판결로 옐레나 이신바예바(장대높이뛰기)를 비롯해 세르게이 슈벤코프(110m 허들), 안나 치체로바(높이뛰기) 등 러시아 육상 강자들을 볼 수 없게 됐다. 국제유도연맹(IJF)이 이날 “러시아 육상 선수들에게 출전을 허용해 냉전이 아닌 친선의 메시지를 모든 젊은이들에게 보내기를 바란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으나 여론은 싸늘하다. <비비시>, <유에스에이 투데이> 등은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 금지는 올림픽의 재탄생”(BBC)이라거나 “아이오시가 결단을 내릴 때”(USA 투데이)라면서 아이오시를 압박하고 있다.
<시엔엔>(CNN)은 “아이오시가 러시아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금지한다면 아이오시는 전통적 스포츠 강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 등을 지게 될 것이며, 출전을 금지시키지 않는다면 약물에 관대하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스포츠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