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에서 열린 '2016 제2차 임시이사회'를 막기 위해 태권도 미래창조 시민연대 회원들과 국기원 관계자가 몸싸움을 하고 있다. 태권도 시민단체는 홍문종 이사장이 신규 이사 선입에 개입하고 있다며 이사회 개최를 반대했다. 연합뉴스
세계태권도 본부인 국기원(이사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집행부의 대한 태권도인들 불신으로 난장판이 되고 있다.
국기원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제2강의실에서 2016년 제2차 임시이사회를 열려 했으나, 태권도 원로들과 시민단체의 저지로 끝내 회의를 열지 못했다. 이사회 안건은 새로운 이사 선임과 이사장 선출이었다.
20~30명의 태권도 시민단체 회원과 원로들은 이사회 개최 1시간 전부터 국기원 정문에서 집회를 열었고, 일부는 이사들의 참석을 막겠다면서 제2강의실 앞을 지켰다. 이 과정에서 회의를 준비하려는 국기원 직원과 태권도인들이 몸싸움을 벌였고 폭언과 욕설이 난무했다. 한 원로는 분뇨로 추정되는 액체를 회의실 앞 복도 벽에 던지기도 했다.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 친박 정치인인 홍문종(61) 이사장이 해외 태권도인들의 반발로 지난달 30일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오현득(64) 부원장을 새 원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홍 이사장은 16일이면 3년 임기가 끝난다.
폭력 사태가 나자 국기원은 원장 이름으로 발표한 ‘태권도인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예상치 못한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데 대해 태권도 가족 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상처가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수습책을 마련하고 국기원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기원은 이어 “오현득 원장을 중심으로 국기원이 세계태권도 본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갈등을 봉합하고 태권도계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매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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