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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꼼수’의 알파고

등록 2016-06-08 19:42수정 2016-06-09 10:37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 오디세이
요즘 태권도계가 뒤숭숭하고 시끄럽습니다. 올림픽 경기 등 엘리트 태권도를 관장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 쪽이 아니라, 세계 210여 나라에 걸쳐 9000만명(품·단증 보유자 900만명)으로 추산되는 생활체육 태권도인(수련인)을 관리하는 국기원 얘기입니다. ‘1972년 태권도 중앙도장으로 개원해 태권도의 세계화와 무예 태권도의 활성화에 선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국기원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잡고 있는 세계태권도본부인 셈인데, 현 집행부에 대한 해외 태권도인들의 불신, 그에 따른 집행부의 리더십 부재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친박’ 정치인으로 2013년 6월부터 국기원 이사장을 맡아온 홍문종(61) 새누리당 의원(경기도 의정부시을)이 있습니다. 최근 해외 태권도인들은 올해 6월16일 임기가 만료되는 그가 다시 이사장을 맡으려 한다며 이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홍 이사장은 급기야 지난달 30일 ‘태권도인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보내 “연임할 의사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태권도인들의 퇴진 주장, 그리고 정치인이 경기단체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국회의장의 권고에도 아랑곳 않고 그동안 버텨왔습니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태권도 보급에 열을 올려온 태권도인 118명은 최근 홍 이사장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홍 의원이 2009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리에 욕심을 품고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에 도전하고자 하다가 2013년 갑자기 포기하고 국기원 이사장 자리로 방향을 바꾸어 태권도계에 혼란과 분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국기원 발전기금 300억원 제공 공약 불이행 등 다른 이유도 8가지나 더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홍 이사장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혀놓고도 지난 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오현득(64) 부원장을 새 원장으로 선임해 다시 태권도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그는 5월26일 퇴임한 정만순 원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장 직무대행을 맡아온 사람인데, 물러나는 홍 이사장이 그를 서둘러 선임한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기원 관계자는 “원장에 이어 이사장까지 공석이 될 상황에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국기원은 오는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홍 이사장의 후임을 결정하고, 기존 12명 외의 이사를 선임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홍 이사장은 지난 3일 임시 이사회에서 기존 이사 4명과 국기원 사무처장 등 5명으로 전형위원회를 꾸려 이사를 추천하면 신임 오 원장과 상의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기로 결정하는 등 ‘꼼수’도 부렸습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국기원은 해외 수련인들에 대한 단증 보급, 해외 태권도 지도자 연수교육 등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2010년 재단법인에서 법정법인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이 이사장으로 오면서 심한 내홍을 겪고 국기인 태권도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습니다. 15일 임시 이사회에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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