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세계 1위)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을 제패하고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한 번씩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드레싱 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윔블던, 유에스(US)오픈(이상 2015년), 호주오픈, 그리고 프랑스오픈. 메이저대회 4개 대회를 연달아 우승했다. 1969년 로드 레이버 이후 47년 만의 대기록이다. ‘그 어려운 것을’ 어린 시절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 방공호와 물 빠진 수영장에서 테니스를 배운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가 해냈다.
조코비치는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앤디 머리(영국·세계 2위)를 3-1(3:6/6:1/6:2/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2014년, 2015년의 준우승을 털어내며 생애 첫 프랑스오픈 트로피를 품에 안고 역대 8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992년 짐 쿠리어(미국) 이후 24년 만에 한 해에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을 제외하고 3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00만유로(26억4000만원).
작년 윔블던부터 그랜드슬램 대회 28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조코비치는 경기 뒤 붉은 흙코트 위에 벌렁 드러누워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우승 순간에 대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정말 간절히 원하던 순간이어서 마치 내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서 내 몸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건방지게 들릴 지 모르지만 우리 인생에서는 모든 게 성취 가능하다.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가 나에게 엄청난 행복감과 성취감을 준다”고 밝혔다. 메이저대회 개인 통산 12번째 우승. 조코비치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윔블던(6~7월)과 유에스오픈(8~9월)에 나서게 되며 2016 리우올림픽(8월)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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