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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번? 7번 쳐” “전국대회? 짜릿해서 자꾸 나가”
셔틀콕처럼 가벼워진 몸…승부욕이 절로

등록 2016-04-28 18:48수정 2016-04-28 22:14

지난 10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인천남구배드민턴연합회장기 대회에서 출전 선수들이 15개 코트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지난 10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인천남구배드민턴연합회장기 대회에서 출전 선수들이 15개 코트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스포츠 ON]
인천남구연합회장기 배드민턴 대회
“다른 클럽에서 온 사람들과 대결하니 참 좋아요. 지더라도 즐겁게 게임 하고 갑니다.”

지난 10일 제22회 국민생활체육 인천광역시 남구배드민턴연합회장기 대회가 열린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 인주클럽에서 온 김나형(39·변호사 사무실 근무)씨는 여자복식 첫 게임에서 아쉽게 진 뒤 스탠드에서 다음 경기를 기다리다가 이렇게 말하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저것 운동을 해보다 배드민턴을 하게 됐는데, 동호인 대회까지 나오게 됐어요. 처음에는 ‘대회는 무슨 대회냐’라고 생각했는데, 한번 나와 보니 재밌더라고요. 이번이 3번째 출전입니다.”

남구 학익동에 있는 인주클럽은 회원이 70여명인데, 35명이 이 대회에 출전했다. 이 클럽 재무 담당을 하고 있는 김씨는 구력은 1년밖에 안 되지만, ‘30대 D조’ 여자복식에 출전해 2승1패로 3등을 차지했다.

김씨보다 ‘고수’인 나경수(47·자영업)씨는 “우승의 짜릿함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지면 열 받는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일주일에 7번, 거의 매일 저희 클럽 저녁반에서 배드민턴을 칩니다. 처음에는 건강과 취미로 시작했는데, 실력이 생기면서 승부욕도 강해졌어요. 전국대회 우승하면 그 맛이 달라요.” 학익동 문학클럽(회원 150여명) 소속인 나씨는 9년 전부터 셔틀콕을 시작해 전국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A조의 강자다. 나씨도 “이런 대회에 나오면 잘 모르는 사람들과 게임을 하게 돼 스릴 있고 재밌다”고 했다.

인천남구연합회장기 대회와 비슷한 동호인 배드민턴 대회가 일년 내내 전국 지역 단위로 열리고 있을 정도로 셔틀콕 열기는 뜨겁다. 대한민국 최강자를 추구하는 열성파들은 팔도를 돌아다니며 우승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대한체육회 누리집에 나와 있는 종목별 생활체육인 현황을 보면, 전국에 4486개의 배드민턴클럽(지역+직장)이 있고, 연합회 등에 가입비를 내는 클럽 정식회원은 23만8382명으로 집계돼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전국적으로 300여만명의 동호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318개팀 출전 하루동안 463게임 뛰어
학익동 한 클럽 회원 절반이 출전
전국 4486개 클럽 회원 24만명
동호인 300만…매일매일 전국서 대회

이번 인천남구연합회장기 대회에는 산하 25개 클럽에서 모두 318개 팀(복식조)이 출전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배구경기 연습장으로 쓰이던 송림체육관 지하 1층에서 열렸다. 318개 팀이 하루 동안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 3종목에 걸쳐 예선(풀리그)부터 결승까지 모두 463게임을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아침 7시에 15개 코트에서 시작된 경기는 오후 늦게가 돼서야 끝났다.

선수들이 출전하는 등급은 실력에 따라 A, B, C, D 등 4가지로 나뉘어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끼리 맞붙도록 돼 있다. 경기 진행을 맡은 엘리트 선수 출신의 김영길 코치(학익클럽)는 “지난주 비슷한 대회가 있어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팀이 나왔다”며 “그래도 40대 D조에 가장 많은 동호인들이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20대 선수가 적기 때문에 20대는 30대와 통합해 게임을 치르는데, 40, 50, 60, 70대까지 출전 선수는 691명에 이르렀다.

복식 한 종목에서 우승하려면 보통 예선 풀리그부터 결승까지 6게임을 이겨야 하니 체력 부담이 크다. 혼합복식까지 출전신청을 해 다 우승하려면 10게임 이상을 치러야 한다. 경기는 동호인 대회인 만큼 1세트만 치른다. 25점을 먼저 얻으면 이긴다. 출전비는 1인당 1만5000원, 복식조당 3만원이나 크게 부담은 없는 편이다. 인천남구배드민턴연합회에 회비 3만원을 내고 회원등록을 한 사람들만이 출전 가능하다. 실력이 최하위인 D조 선수들은 등급을 올려 출전해도 되지만, 최상위인 A조는 아래 등급으로 내려가지 못한다. 또한 70대가 60대부에 출전할 수 있지만 30대는 40대부에 나가지 못한다. 대회 경기이사는 김충회 고양시청 배드민턴 감독이 맡는 등 엘리트 출신들이 경기 운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이번 대회 운영을 맡으며 40대 A조 여자복식에도 출전한 우재자(49) 남구연합회 재무이사는 “이번 대회는 주민들을 위해 인천 남구청이 만들어준 대회”라며 “개인적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용대가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여자 A조로 4~5년 뛰었는데 클럽 활동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동호인들의 적극 참여에도 남구연합회장기 대회는 스폰서난으로 어렵게 치러지고 있다. “대회 한 번 치르려면 2500만원이 드는데 스폰서가 없다. 그래서 회장 150만원, 부회장 50만원, 자문·고문·감사 10만원, 클럽분담금(10만~20만원) 등으로 힘겹게 꾸려나가고 있다.” 김문형 회장의 말이다. 그는 “인천에는 배드민턴 전용구장이 1개도 없어 이번에는 송림체육관 지하 1층에서 하게 됐다. 인근 고양시의 경우 전용구장이 18개나 된다. 체육관이 없어 남구 대회를 동구에서 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인천/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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