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왕 박인비는 1월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개막전을 허리부상으로 기권했다. 박인비에게 필요한 운동은 무엇일까? 연합뉴스
복싱과 테니스. 서로 연관은 없어 보인다. 서핑과 암벽등반, 그리고 무술 종목과 농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함께 하면 좋은 ‘짝꿍 스포츠’라고 한다. 뉴욕 스포츠의학 전문의 조던 메츨 박사는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겉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스포츠가 있다”며 “한 스포츠만 오래 하면 부상 위험이 많아지거나 쓰지 않는 근육이 약해질 수 있는데 두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병행하면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복싱과 테니스가 그렇다. 두 종목은 빠른 발놀림이나 순발력 등의 비슷한 기술을 요한다. 메출 박사는 “복싱은 허리를 단단하게 하고 하체 힘을 단련시킨다. 이는 테니스를 칠 때도 필요한 것”이라며 “두 가지 스포츠를 번갈아 하면 재미도 있고 운동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자전거 타기와 수영도 ‘짝꿍 스포츠’가 된다. 자전거를 타면 하체 근육이 경직될 수 있는데, 수영을 번갈아 하면 관절 운동성에 도움을 주고 자전거를 탈 때는 거의 쓰지 않는 상체 근육도 발달시킬 수 있다. 서핑은 암벽등반도 함께 하면 좋다. 서핑은 집중력과 함께 강한 허리, 그리고 균형감이 필요한데 암벽등반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패들링(파도타기 널에 엎드려 양손으로 물을 저어 앞으로 나가는 기술)을 할 때처럼 암벽등반 때도 상체 근육을 쓴다는 점에서 비슷하기도 하다.
태권도, 합기도 등의 무술 종목과 농구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메츨 박사는 “농구 코트 위에서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재빨리 뛰어가려면 무술 종목을 할 때처럼 적절한 근육의 긴장과 이완이 필요하다. 고강도 트레이닝을 통해 힘과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종목은 비슷하다”고 했다. 그가 골프 선수들에게 권하는 운동은 무엇일까. 바로 필라테스다. “골프 선수들은 허리나 등 부상이 많이 발생하는데 필라테스로 좌우 밸런스를 바로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김양희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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